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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프레임을 쓴 면섬유, 친환경 아니다

면생리대, 면수건, 면티셔츠... 다 거짓말?

김지영 | 기사입력 2021/11/24 [16:52]

친환경 프레임을 쓴 면섬유, 친환경 아니다

면생리대, 면수건, 면티셔츠... 다 거짓말?

김지영 | 입력 : 2021/11/24 [16:52]

 

  

-기사 요약-

1. 친환경 과도기, 친환경 프레임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패션산업

2. 면섬유는 친환경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3. 대규모 경작지 조성으로 산림 파괴는 물론 화학물질 범벅으로 면섬유 생산 및 제작하고 있다.

4.전세계 목화 90%가 유전자변형작물이다.

5. 국내에서 폐분리막을 활용한 새로운 원단을 개발했다.

 


 

시장을 보면 그 사회와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분명 필(必)환경시대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마케팅을 위해 ‘친환경’이라는 명찰은 단 경우가 태반이다. 패션산업은 ‘A부터 Z까지 환경파괴’라는 환경오염 주범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양한 지속 가능한 패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플라스틱 섬유를 사용한 의류나 동물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레더 가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태반이다. 

 

 

면 100% 알고 보면 친환경 아니다?

 

면생리대, 면티셔츠, 면양말을 한 번쯤 착용해봤거나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면섬유는 천연섬유로 알려져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원단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이미지가 강해져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면티셔츠, 솜패딩을 구매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해 순면, 면섬유를 애써 찾아 구매하는 소비 활동은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원단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과 다른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면섬유은 목화를 가공해 만든다. 목화는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가공 방식이 편리해 패션 산업에서 원단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친환경 이미지와 동시에 신체에도 무해한 천연섬유라는 강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환경파괴의 요소가 숨어 있다.

 


1. 대규모 경작지 조성, 삼림파괴

 

전 세계 경작지의 약 2.5%가 목화밭이다. 벼, 밀, 고구마, 감자, 포도 등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작물들과 나란히 목화도 순위에 올랐다. 실제로 전 세계인이 면으로 만든 옷을 입으면서 목화 수요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땅이 필요했고 많은 목초지가 목화밭으로 개간됐다.

 


2. 화학물질 범벅, 면섬유의 탄생

 

대규모로 운영되는 목화밭은 다량의 농약을 빠르게 살포하기 위해 헬기를 이용해 분사한다. 이 과정에서 농부들의 기관지와 피부로 농약이 흡수된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농약으로 인해 비옥한 땅은 산성화돼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제초제, 고엽제, 합성화학비료가 목화재배에 사용되면서 각종 합성화학물질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1995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는 목화밭에 뿌린 농약이 빗물에 쓸려 강으로 흘러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약 24만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고, 텍사스에서는 붉은부리갈매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3. 전 세계 목화 90%가 유전자변형작물

 

전 세계 목화의 약 90%는 유전자변형작물(GMO)이다. 유전자를 조작해 토양 미생물을 추가한 ‘BT(비티) 목화’로, ‘바킬루스 투링기엔시스(Bacillus thuringiensis cotton)’의 약자다. 비티 목화에 추가한 토양 미생물은 목화 해충인 분홍솜벌레를 죽이는 병원체를 지니고 있어 목화생산량을 증가시킨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BT목화 씨앗으로 농사를 지어도 해충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내성이 있는 해충들이 등장해 토종목화는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환경 생각한 원단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한국판 뉴딜정책의 시행과 넷제로 등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활동이 이어지면서 최근 전 국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뉴스와 미디어에서는 친환경 관련 산업이나 금융 등 다양한 이야기 나오기 시작해 일반인들도 더 이상 ‘환경보호’ ‘필必환경’을  낯설게 느끼지 않는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기농이나 천연섬유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도 있지만, 다른 산업시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활용해 원단으로 제작하는 활동이 눈에 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차전지 폐분리막을 활용해 새로운 원단을 개발한 라잇루트(RIGHT ROUTE)다. 2차전지 폐분리막으로 제작한 신소재를 천연섬유 울과 접목해 활용하면 보온성, 투습성과 방수성을 갖췄다.

 

*2차전지 분리막 :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은 얇은 필름이다. 작은 스크래치만 있어도 납품이 불가능하다. 또, 수급이 일정치 않아 멀쩡해도 버리는 경우가 많다. 

 

KB트렌드보고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이 만 20세 이상 KB국민카드 보유고객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1/3이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소비 주체들은 이제 환경을 생각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대량생산, 저렴한 가격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우리의 소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실천하고자 한다. 미닝아웃(Meaning Out)처럼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소비를 원한다. 기업들은 친환경 프레임을 씌운 ‘무늬만 환경인 독사과’가 아닌 건강한 지구와 함께 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를 위한 노력을 보여줄 시기가 됐다. 

 

(참고) 『옷장에서 나온 인문학:작은 옷에 숨은 큰 이야기』 이민정 지음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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