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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왜 순환되지 않을까. 지금 필요한 건 시스템 #2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1/30 [08:10]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왜 순환되지 않을까. 지금 필요한 건 시스템 #2

장경미 | 입력 : 2021/11/30 [08:10]

- 기사 요약 -

1. 서울시와 경기도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 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2. 이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더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3. 생산부터 소비, 분리배출, 수거 및 재활용에 이르는 통합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 unsplash

  

늘어가는 일회용 배달용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배달앱, 외식업계와 업무협약을 맺고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강남구 100여 개 식당이 참여해 다회용 용기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청 일대 20여 개 카페에서는 '다회용 컵 사용 시범사업'을 도입해 운행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지난 7월부터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통해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된 점은 배달 시 다회용기를 선택할 경우 비용이 부과되고 세척 전문 업체에서 수거하여 세척 및 건조 후 다시 매장으로 보낸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친환경적인 방식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고, 타인이 쓴 용기를 다시 쓴다는 점 때문에 위생을 걱정하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용과 진입장벽, 편의성, 인식 변화 등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안착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배달 이용 시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출발임은 분명하다. 일반 식당에서도 다회용기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전문 업체의 자동화된 살균 세척에도 불구하고 공장에서 바로 나온 일회용기를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플라스틱 사용에 무감각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익숙한 '소비의 편의'가 아닌 건강한 '재활용 편의'를 향한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

 

일회용기는 배달 외에도 많은 영역에서 쓰인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식품과 생활용품을 담고 있는 것들은 모두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기인 셈이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 마주하는 모든 물건이 곧 쓰레기가 될 운명을 갖고 진열대 위에 올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들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면 빛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지만 환경을 위한 발걸음은 '시스템'때문에 변화의 시기를 미루고 늦춘다.

 

여전히 유리병에 붙은 라벨은 떼기가 어렵고, 친환경적이라고 말하는 멸균팩의 재활용률은 현저히 낮다. 어떤 드링크병은 세척 후 재사용하기 때문에 파손을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의 뚜껑을 닫고 버리라고 권장하지만, 어떤 드링크병은 녹여서 재활용하기 때문에 뚜껑을 분리해서 버리라고 권장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육안으로 일일이 재활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모든 기업의 제품이 어떤 식으로 재활용되는지 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스템이 절실한 이유다. 모든 기업이 포장을 간소화하고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생산과정을 통일시킬 수 있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개인이 물건을 구매할 때 재활용 여부와 과정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무포장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 쓰레기 수거도, 재활용 센터의 작업 환경도, 재활용의 과정도 원활해야 한다. 실천하는 이들의 노력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이것이 배달 속도보다, 새벽 배송보다 중요한 것이 되어야 하고 당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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