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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고리 #1] 당신을 지구 생태계로 초대합니다

김민선 | 기사입력 2022/01/06 [08:01]

[연결고리 #1] 당신을 지구 생태계로 초대합니다

김민선 | 입력 : 2022/01/06 [08:01]

▲ Photo by Edward Taylor on Unsplash

 

기사요약

1. 1만 년 동안 인류가 전 지구를 끊임없이 개척한 결과, 현재 산림 15%, 바다 3~5% 정도를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었다.

2. 수십만 년 동안 지구 생태계를 파괴해온 인류의 역사와 그로 인해 겪고 있는 팬데믹 속에서도 여전한 인간 중심적 태도를 보고 있자면, 인간 종이 자신들 역시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망각한 것처럼 느껴진다.

3. 등산로, 캠핑장처럼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붙여진 자연의 이름이 아닌 살아 숨쉬는 생명들이 가득한 자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4. 우리가 지구 생태계에 속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우리의 마음까지 진정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당신을 초대해본다.


 

99%라는 표현은 당신에게 어떻게 느껴지는가. 주로 100%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꽤 확신이 드는 경우 99%라고 표현하곤 한다. 여기서 제시한 99%는 바로 현 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합한 무게 중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 및 동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지난 12월 19일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인생수업>(이하 차이나는 클라스)의 연사로 출연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2021년 기준 인간과 가축의 무게가 약 95~99%, 기타 야생동물의 무게는 겨우 1%를 차지한다고 설명하며 심각한 생물다양성 불균형을 지적했다. 지구를 99% 장악한 인류의 실상을 보아하니 지구 생태계에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꽤나 확신하게 된다.

 

인간은 역사적으로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며 지구 생태계를 통제 없이 망가뜨려 왔다. 1만 년 동안 인류가 전 지구를 끊임없이 개척한 결과, 현재 산림 15%, 바다 3~5% 정도를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었다. 인간의 활동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위협한다. 지구 생태계는 무수한 생물종들이 서로 연결되어 유지해온 거대한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인간의 관점에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곤충이라 하더라도 한 생물종의 멸종은 그와 연결된 수많은 종들의 멸종으로 이어진다.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최재천 교수는 젠가 게임에 비유하여 생태계 네트워크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했다.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블럭 하나를 섣불리 뺐다가 자칫하면 모든 블럭이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 Photo by Sandy Millar on Unsplash

 

인류는 마치 생태계 밖에서 지구를 관장하는 존재처럼 행동해 왔지만, 결국 인간은 생태계 피라미드 맨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닐 뿐더러 생태계의 일부다. 이는 사스, 메르스 등의 역대 전염병과 현재 코로나 19 바이러스 발생이 전 인류를 위협하는 것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류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위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였고, 그들과 생활 반경이 점점 가까워졌다. 그 결과 야생동물이 지닌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이 감염된 것이다. 인류가 이뤄온 위대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하찮게 여긴 야생동물에 의한 바이러스 앞에서 무력해진다. 그러나 인류는 여전히 생태계를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듯 바이러스를 ‘종식’하겠다고 선언하는 현실이다.

 

여기 또 다른 모순이 있다. 팬데믹으로 세상과의 단절을 경험하자 ‘자연 체험’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 받는 활동으로 등산, 캠핑 등을 꼽을 수 있다. 실내 운동시설 출입의 잦은 제한으로 헬스장 대신 등산을, 도심 속 호캉스 대신 자연에서 즐기는 캠핑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외에도 골프, 서핑과 같이 실내보다 거리두기가 쉬운 야외 레저 스포츠가 흥행하고 있다. 심지어 실내 취미 활동으로도 반려식물을 가꾸는 홈가드닝이 급부상하였다.

 

숨통이 막히는 사회격리를 경험하고 나니 자연이야말로 코로나 19가 앗아간 자유를 선사하는 곳임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생태계 파괴가 초래한 팬데믹 속에서 다시금 자연을 갈망하게 된 상황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을 탐하는 방식은 자연을 도구화하는 시선에 기반하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인간 중심적이다. 사람들을 위해 등산로를 인위적으로 정비하는 과정에서 본래 그곳에 서식하던 생물들이 살 곳을 잃거나, 캠핑족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는 경우가 즐비하다.

 

▲ Photo by Muhammad Yasir on Unsplash


수십만 년 동안 지구 생태계를 파괴해온 인류의 역사와 그로 인해 겪고 있는 팬데믹 속에서도 여전한 인간 중심적 태도를 보고 있자면, 인간 종이 자신들 역시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망각한 것처럼 느껴진다. 종종 해일, 지진, 태풍과 같은 압도적인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이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어렴풋이 느끼다 금세 일상으로 돌아갈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었다고 해서 인류가 벌려놓은 생태계 파괴의 영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이 야기한 생태계 파괴로 ‘제6차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는 진정 현실을 마주하고, 우리도 생태계의 일원임을 분명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등산로, 캠핑장처럼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붙여진 자연의 이름이 아닌 살아 숨쉬는 생명들이 가득한 자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멸종으로 향하는 갈림길에 놓인 인류에게 지금이야말로 지구 생태계의 일원이 되어 다른 생명들과 연결되기를 시도해볼 최후의 시기이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실들에 의문을 가져보자. 인간의 손길이 닿기 전 자연 속에 살다 하나둘씩 자취를 감춘 수많은 생명들에 대해,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다 수족관 안에 갇히게 된 아름다운 해양생물들에 대해, 당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달리 고기로 태어나 고기로 죽는 동물들에 대해, 교통사고가 났을 때 구급차에 실려가는 사람과 달리 도로에서 스러져가는 동물들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을 따라 우리의 머릿속을 함께 헤집어보자. 한 번 의문이 들고나면 당신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질문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 끝에 결국 당신의 시야는 과거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넓어져 있을 것이라 장담해본다. 우리가 지구 생태계에 속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우리의 마음까지 진정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당신을 초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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