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영유아 대변에서 성인보다 10배 더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그 위협은 절대 미세하지 않다.

김하종 | 기사입력 2022/01/13 [21:01]

영유아 대변에서 성인보다 10배 더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그 위협은 절대 미세하지 않다.

김하종 | 입력 : 2022/01/13 [21:01]

 

간단 요약

1.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미세 플라스틱에 상당히 취약한 지역이다.

2. 미세 플라스틱이 영유아 대변에서 성인보다 10배 더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신생아의 태변에서도 검출되었다.

3.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삼키는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는 2000개에 달한다. 무게로 따지면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5g 정도로 한 달 기준으로는 칫솔 무게와 비슷한 21g, 연간으로는 250g에 이른다.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물(1769)을 비롯해 갑각류(182), 소금(11), 맥주(10) 등으로 알려져 있다.

 

▲ 미세 플라스틱이란?    ©그린피스

 

미세 플라스틱은 통상 5mm 미만의 플라스틱 알갱이를 말한다. 플라스틱이 마모되거나 태양광 분해 등에 의해 잘게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 체내에 꾸준히 축적될 가능성이 큰 데다 부작용 또한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성 또한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세 플라스틱 위험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다. 2018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연구진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지에 발표한 미세플라스틱 연구결과 논문에는 우리나라의 인천, 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세계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3번째로 높은 곳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벨기에와 스웨덴, 네덜란드 환경학자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202012월 국제 학술지 '환경오염'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서해 바다가 지중해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플라스틱 소비량이 많고 공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전 세계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  © 멘체스터대, 네이처지오사이언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연구가 부족하다. 그러나 일부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염증과 대사 문제 등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포함하여, 플라스틱의 제조 및 가공 단계에서 사용하는 색소나 첨가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몸 안으로 흡입, 섭취, 흡수가 되면, 체내에서 축적되어, 해양 생물, 인간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에 큰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흡수 경로와 위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지난해, 7월 실험쥐에게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1시간 만에 온몸으로 퍼진 뒤 위와 장에서 24시간 정도 머물고 대부분 배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반면 실험쥐 간에는 48시간이 지나도 투입 초기(1시간 뒤)에 비해 5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쌓인 상태였고, 생식기에도 3배가 누적되었다. 2019,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어류 배아 실험을 토대로 초미세 플라스틱이 세포의 에너지 공장에 해당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한 바 있다.

 

  © Pixabay


더 큰 문제는 최근 미세 플라스틱이 성인보다 영유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9,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PET)와 폴리카보네이트(PC)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성인보다 영유아에게 10배 이상 많은 PET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검출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영유아 대변뿐 아니라 신생아가 태어나 처음 보는 변인 태변(胎便)’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라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이 산모의 몸을 통해 태아의 소화기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된 것이다.

 

국제 저널인 환경 과학 기술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와 중국 난카이 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뉴욕 주의 신생아 3명에게서 태변 샘플을 채취해 보니 이 가운데 2명분에서 태변 1g1만 2,000ng(나노그램·10억분의 1g)3,200ng의 페트(PET) 성분이 각각 검출되었다. 생수병 등에 쓰이는 PET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한 플라스틱이다. PET가 검출된 태변 1개에서는 다른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PC) 성분도 1g110ng이 나왔다.

 

지금까지 태반(胎盤)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적 있지만 태변에서까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020, 이탈리아 연구팀이 실험에 동의한 임신 여성 6명 가운데 4명의 태반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한 바 있다. 이번 뉴욕대학교 연구는 임산부가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이 태반과 태아의 장기를 거쳐 소화배설되는 과정까지 밝혀냈다는 의미가 있다.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신생아와 별도로 생후 1년 이내 유아 6명에 대해서도 대변 검사를 했다. 그런데 6명 모두에게서 1g5700~82000ng(중위값 3만 6,000ng)PET 성분이 나왔다. 이는 비교 대상인 30~55세 뉴욕 주 성인 10명 중 9명에게서 채취한 PET 중간값 2,600ng13.8배 수준이다. 연구팀은 유아가 성인에 비해 최대 14배가량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높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아기 젖병 속의 미세플라스틱을 확인하는 과정  © 네이처

 

영유아의 대변에서 성인보다 10배 이상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이유로 유아들이 플라스틱 젖병, 장난감, 식기 등을 입으로 빠는 과정에서 성인보다 더 많이 플라스틱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섬유 속의 미세플라스틱도 문제로 지목되었다. 영유아는 종종 천을 물고 빨기 때문에 직물에 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영유아는 카펫이 깔린 표면을 자주 기어 다니기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 노출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조사 대상의 수가 적은 한계가 있다. 추가 연구를 통해 결과를 확증하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앞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한 논란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