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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고리 #2] 바다의 신비와 현실 사이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으로 살펴본 바다

김민선 | 기사입력 2022/01/14 [12:01]

[연결고리 #2] 바다의 신비와 현실 사이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으로 살펴본 바다

김민선 | 입력 : 2022/01/14 [12:01]

▲ Photo by Manny Peralta on Unsplash


기사요약

1. 무한하게 펼쳐진 수평선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전시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 바다, 미지로의 탐험>이 한국에 찾아왔다.

2. 본 전시가 더욱 반가운 이유는 현재 환경 분야에서도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해양환경’, 그리고 ‘해양생태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3. 본 전시에서는 심해에 대한 관람객에게 바다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반면, 바다가 현재 마주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보여주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4. 일상적으로 접했던 해변을 벗어나 바닷속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바다 생명체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인류가 이뤄온 상당한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지구상의 공간이 있다. 그곳은 바로 ‘바다’다. 바다는 어쩌면 우주만큼 인류가 밝혀내지 못한 신비로 가득한 공간이다. 심지어는 달에 착륙한 사람보다 해저면(해양의 가장 바닥)에 도달한 사람의 수가 더 적다는 사실을 통해 바다에 대한 인류의 무지를 발견할 수 있다.

 

▲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 전시 포스터  © 세종문화회관

 

무한하게 펼쳐진 수평선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는 초자연적인 경외심을 자아낸다. 이러한 바다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한국에 찾아왔다.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최초로 한국에서 ‘바다, 미지로의 탐험(Ocean, diving into the unknown)’ 전시를 진행 중이다.

 

본 전시는 2019~2020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되어 26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오리지널 전시의 모든 콘텐츠를 그대로 한국어 번역하여 공개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은 단순히 박물관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해양탐사에 앞장서고 있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생생한 전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본 전시가 더욱 반가운 이유는 현재 환경 분야에서도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해양환경’, 나아가 ‘해양 생태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부족한 만큼 해양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오랜 기간 동안 바다의 역할과 해양환경의 중요성은 숲에 의해 가려져 왔다. 대부분의 관심은 녹아내리는 빙하와 북극곰에 한정되었다. 아직까지는 육지상 쓰레기 문제가 해양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으로 관심이 확장된 것에 그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성하는 곳으로 가장 먼저 아마존 열대우림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지구 상 산소 생성량의 무려 70%를 바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이 만들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 면적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는 전 세계의 날씨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바닷물의 상태에 따라 비와 눈이 내리는 조건이 형성되므로 홍수와 폭설, 반대로는 가뭄과 산불까지도 해양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 Photo by Shuan Low on Unsplash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가열화로 인한 지구 환경의 위기는 바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나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것은 대기의 온도 상승과 동시에 해수 온도의 상승을 뜻한다. 해수온 상승은 직접적으로 해양 생태계의 급속한 파괴를 야기한다. 무수한 해양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산호초는 지구의 기온이 1도 상승하면 70~90%, 2도 상승하면 99% 전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해수온이 상승하면 바닷물의 부피가 팽창하여 해수면이 높아진다. 결국 육지와 인류의 터전 또한 위협받는 것이다.

 

‘바다, 미지로의 탐험’ 전시에서는 심해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와 해양 생명체들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에게 바다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바다가 현재 마주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보여주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가령, 바다는 인류에게 선물을 주는 공간이며, 인류를 살리기 위해 바다 생물들이 의약품이 되었으며, 인류의 발전을 위해 해저 탐험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은 인간 중심적 관점에 한정되어 있었다. 또한 멀티미디어 체험 장비를 통해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조정하여 심해 새우를 채집해 보는 활동은 단순히 기계를 조작해 보는 재미 요소만 담았을 뿐 심해 새우 채집의 필요성이나 그로 인한 생태계 피해의 가능성 등은 함께 설명되지 않았다.

 

물론 현재 바다에 닥친 여러 위기들을 전시 곳곳에 다루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전시의 극히 일부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분별한 해양 광물 채굴의 부작용,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산업 어업의 현실 등을 간단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바닷속 생명체들의 시선에서 위기를 재구성하고 서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시 끝에 에필로그로 마련된 브뤼노 다비드(Bruno David, 해양생물학자・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관장), 이자벨 오티시에르(Isabelle Autissier, 항해사・세계 자연기금 프랑스 지부 회장), 니콜라 윌로(Nicolas Hulot, 환경 운동가・<자연과 인류를 위한 재단> 창립자)의 인터뷰 내용은 전시 관람객들의 통찰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해양환경문제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하는 의지를 불어넣어 줄 만한 대화였다. 특히, 이자벨 오티시에르가 바다를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기후변화 대응’을 제시한 것은 전시를 통해 엿본 바다의 신비와 전시장 밖에서 벌어지는 바다의 현실을 연결해준다.

 

▲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 ‘바다, 미지로의 탐험’  © 김민선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은 오는 3월 6일까지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했던 해변을 벗어나 바닷속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본 전시를 추천한다. 나아가, 바다 생명체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는 동시에 이 비극에 대한 인류의 책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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