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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upcycling)의 진정한 의미

장경미 | 기사입력 2021/07/01 [10:01]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진정한 의미

장경미 | 입력 : 2021/07/01 [10:01]

▲ FREITAG  © unsplash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 또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새활용'을 말한다. 상품에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쓸모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할 뿐 아니라, 기존의 새 물건을 생산하고 구매하는 소비 시장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업사이클링 브랜드마다 재활용하는 소재들이 정해져 있고 그 자체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디자인에 반영하는 식이다. 내구성이 좋은 소재들을 활용해 가방, 지갑 등의 잡화를 만드는 패션 브랜드들이 주요하다. 자동차 방수천과 안전벨트로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FREITAG)에서부터 거리의 현수막과 타이어 튜브를 활용하는 누깍(Nukak), 폐우산과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큐클리프(Cueclyp), 군용 텐트를 재활용하는 카네이테이(Kaneitai) 등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커피 마대 자루, 자투리 가죽, 헌 옷, 잠수복, 웨딩드레스, 양말목 등 새활용으로 재탄생한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활동이 얼마나 많고 다양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지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엔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많은 브랜드가 페트병을 활용해 옷, 가방, 운동화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내 브랜드인 플리츠마마(PLEATSMAMA)는 폐페트병 16개를 활용한 원사로 1개의 니트 에코백을 만든다. 지난해 제주 프로젝트를 통해 500mL 생수병 170만 개가 가방과 소품으로 재탄생했다. 페트병 뚜껑을 기부받아 코스터, 키링, 선반 등 작은 소품을 만드는 작업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에서 운영하는 플라스틱 방앗간은 신청을 통해 따로 참여자(참새 클럽)를 모으고 병뚜껑을 기부하면 리워드 형태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 푸드 업사이클링도 주목할 만하다. 리하베스트(RE:harvest)는 맥주 및 식혜의 부산물을 활용해 영양바인 '리너지바(RE:nergy bar)'를 만들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소나이트(SONITE)'는 농업 과정에서 버려지는 벼 껍질을 활용해 트레이, 코스터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만큼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후로 일상이 된 일회용 마스크가 심각한 쓰레기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나선 디자이너도 있다. 김하늘 디자이너는 마스크의 재질이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약 1천5백 장의 폐마스크로 의자를 만들었다.  

 

아주 잠깐 사용되고 쓰임이 다하거나 유행이 지나 버려지는 물건 중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일 때, 업사이클링을 통해 다시 인간의 공간 어딘가에 머물게 된다면 환경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지구상에 더 이상 둘 곳 없는 쓰레기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업사이클링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는 안일한 믿음은 섣부르다. 지구 상의 쓰레기는 지금까지 버려진 양도 다 구제하지 못할 만큼 넘쳐난다. 또 다른 소비를 불러일으켜 다시 한번 쓰레기가 된다면 그것 역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버려졌을 때 여러 복합 재질이 섞여 재활용이 불가능할 경우도 고려해야 하고 의류나 커튼과 같은 섬유일 경우 세탁 시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문제도 남아있다.

  

쉽게 사고 버리지 않는, 물건을 아까워할 줄 아는, 할 수 있는 것들은 포장 없이 구매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지향하는 기본적인 소비 패턴 안에서 업사이클링은 정말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재활용, 새활용의 정의는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도서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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