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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량은 어떻게 측정될까?

이현우 | 기사입력 2021/08/20 [11:10]

탄소배출량은 어떻게 측정될까?

이현우 | 입력 : 2021/08/20 [11:10]

대한민국은 2012년 이후부터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으로 편입되었다. 이는 2007년 12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협약 총회(COP-13)에 따른 결과이다. 2009년 녹색성장위원회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시키기로 했다. 2006년 설정한 배출목표는 5억 9,960만 tCO2의 94.9%에 해당하는 5억 6,900만 tCO2이었다.

 

▲ 온실가스 감축은 경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 unsplash(Marcin Jozwiak)


온실가스는 주로 에너지 소비에 의해 발생되며 에너지는 바로 산업생산에 있어 기본적인 투입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철강 산업과 섬유화학 산업과 같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은 경제에 큰 부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녹색성장’이 정치적 캐치프레이즈였다. 당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2010년 국토계획 학회지에 발표된 ‘도시 내 탄소발생량 산정과 저탄소도시 개발의 핵심부문에 관한 연구’도 그중 하나다.

 

이 연구는 도시 내 탄소 발생 메커니즘에 따라 탄소발생량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탄소도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개발 전략을 제시한다. 도시 내 활동을 산업·수송·가계·폐기물 부문으로 구분하여 도시 내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을 측정하고 탄소흡수량을 빼면 도시 내 순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된다. 각 부문별로 기준에 따라 세부 탄소배출량과 탄소흡수량을 측정하는데 산업부문은 화석연료 사용량, 수송 부문은 교통수단별·차종별 탄소배출량, 가계부문은 난방과 전력의 탄소배출량, 폐기물 부문은 소각처리 과정의 탄소배출량, 흡수부문은 산림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측정한다. 각 부문의 측정치를 기반으로 IPCC 배출량 산정식을 적용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한다.

 

연구 결과 국내의 탄소배출량은 가계(55.6%), 수송(26.3%), 산업(18.7%), 폐기물(0.2%) 순으로 산정되었고 탄소흡수 부문은 배출량 대비 0.9%로 측정되었다.

 

▲ 각 부문별 도시 내 탄소발생량 산정 비율     ©이현우

 

이 연구에서는 저탄소도시 개발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신재생 에너지 공급 비율, 자전거수단분담률, 옥상 녹화 비율, 공원 및 녹지 확대 비율, 폐기물 소각시 이산화탄소 저감 비율로 목표를 설정하여 각 목표별로 목표치를 달리했을 때의 탄소 저감율을 계산했다. 아래 표의 개발시나리오 #1과 개발시나리오 #5를 비교한 결과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율을 증가시켰을 때 탄소저감 효과가 가장 좋았다. 또한 옥상 녹화 비율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자전거 수단 분담률을 증가시키는 것이 탄소 저감률에 효과가 있었다.

 

▲ 저탄소도시 개발 시나리오  © 김홍배


이 연구는 도시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는 모형과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핵심부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지니지만 연구자가 논문에 언급한 것처럼 자료와 측정 방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현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제주 고산, 울릉도, 독도에서 측정되는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아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다. 게다가 해당 지역들은 비교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곳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측정되지 않고 있다. 2021년 기후위기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여전히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방식은 배출원에 따른 배출량을 계산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2006년 당시 2020년 온실가스 배출목표는 5억 6,900만 tCO2였다. 하지만 2017년 7억 970만 tCO2, 2018년 7억 2,760만 tCO2, 2019년 7억 820만 tCO2로, 줄기는커녕 목표 대비량 24.4% 증가했다. 서울시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2015년(4억 5,673만 tCO2)부터 2018년(4억 7,073만 tCO2)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또한 2009년 국토교통부는 2012년 자전거수단분담률 목표치를 5%로 제시했지만 2015년 자전거 수단분담율은 여전히 1.4%에 그치고 있다.

 

목표를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지식과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예상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탄소배출량을 실제로 측정함으로써 정확한 수치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실현 방안들을 마련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는 어제 일이 아니다. 보다시피 10년 전에도 이에 관한 연구는 지속되어 왔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 일회용품을 줄이고 텀블러를 쓰는 개개인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산업과 수송, 가계 부문에 에너지 사용량에 제재를 걸어야 한다. 또한 여전히 개발과 발전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거대한 자본의 몸부림을 제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기사 요약 - 

1. 현재 탄소배출량은 실제 이산화탄소 농도가 아니라 IPCC 배출량 산정식을 활용한다.

2. 국내의 탄소배출량은 가계(55.6%), 수송(26.3%), 산업(18.7%), 폐기물(0.2%) 순으로 산정되었고 탄소흡수 부문은 배출량 대비 0.9%로 측정되었다.

3. 일회용품을 줄이고 텀블러를 쓰는 개개인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산업과 수송, 가계 부문에 에너지 사용량에 제재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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