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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그린워싱,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플라스틱 이제 그만, 예쁜 쓰레기 멈춰!

김하종 | 기사입력 2021/09/30 [09:30]

친환경과 그린워싱,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플라스틱 이제 그만, 예쁜 쓰레기 멈춰!

김하종 | 입력 : 2021/09/30 [09:30]

지난 28일 단 하루 동안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하여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 구입 시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커피를 통해 스타벅스의 지속가능한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다. 행사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리유저블컵을 받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가득 찼다. 대부분 매장에서 기본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주문한 음료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리유저블컵 대란'이 일어났다.

 

스타벅스 리유저블컵은 온라인 상에서 새 제품 기준으로 5,000~6,000원 선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다. 음료 가격과 비슷해 거의 공짜인 증정품을 얻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주문을 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이 날 음료는 사이렌 오더 주문 제한과 동일하게 1회 주문 시 최대 20잔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매장에 방문한 한 시민은 "2명이 방문했지만 따뜻한 음료용과 차가운 음료용 리유저블 컵을 모두 받기 위해 4잔의 음료를 시켰다"라며 "친환경을 위해 재사용컵을 나눠주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마시지도 않을 음료를 1잔 더 사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리유저블 컵이 재사용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고객들도 있어 음료를 마시고 곧장 쓰레기 통에 버리는 경우도 목격할 수 있었다.

 

무료로 얻은 리유저블 컵을 온라인 상에서 다시 되파는 사례도 발생하였다. 1명이 주문할 수 있는 최대 수량인 20잔을 모두 주문하여 모은 뒤 중고 거래 사이트에 제품을 내놓아 되팔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변질되고 있는 상황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일각에서는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려는 취지와는 무색하게 "일회용품 사용 감축은 고사하고 오히려 자원 낭비와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행태이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라며 비판한다. 대부분 리유저블 컵의 재질은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으로 일회용 포장재와 배달용기로 사용하는 일반 플라스틱이다. 이처럼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모순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더구나 스타벅스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감염 위험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매장 내 다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감염 위험을 이유로 개인 텀블러 사용까지 전면 거부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 정부가 권고한 감염 예방수칙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만 해도 감염 위험성이 사라지는 만큼, 식기도 소독과 세척만 잘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환경부에서 제시한 '거리두기 단계별 1회용컵 사용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거리두기 1단계 상황에서는 매장 내 1회용컵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더라도 다회용컵 사용이 원칙이며 고객이 요구할 때만 1회용컵을 제공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커피 프렌차이즈 대기업의 친환경 마케팅과 친환경 판촉의 일환으로 나누어주는 텀블러, 리유저블 컵 등의 남발은 오히려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캐나다의 환경보호, 재활용 단체인 CIRAIG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사용 용기의 재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매일 커피 1잔을 마신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50~220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컵 사용보다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텀블러와 리유저블 컵 생산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은 종이컵 대비 각각 24배, 2배에 달한다. 다회용 컵을 몇 번 쓰고 집 안에 보관하거나 버릴 바에는 매번 종이컵을 사용하는 게 더 이로운 셈이다. 이에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 사용 횟수를 최소 20회로 권장하고 있다. 한편, 커피전문점에서 새로운 다회용 컵을 계속 만들어 판매하기 보다는, 고객이 개인 컵을 가져오면 음료 가격을 대폭 할인해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안도 있다.

 

- 간단 요약 -

1. 지난 28일, 스타벅스는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2.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려는 취지와는 무색하게 "일회용품 사용 감축은 고사하고 오히려 자원 낭비와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행태이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라며 비판한다.

3. 텀블러와 리유저블 컵 생산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은 종이컵 대비 각각 24배, 2배에 달하며 최소 50~220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컵 사용보다 나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에서 새로운 다회용 컵을 계속 만들어 판매하기 보다는, 고객이 개인 컵을 가져오면 음료 가격을 대폭 할인해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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