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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는 있다? 우리에게는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기농 상점 ‘딜리셔스 푸드’

이현수 | 기사입력 2021/09/30 [11:01]

네덜란드에는 있다? 우리에게는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기농 상점 ‘딜리셔스 푸드’

이현수 | 입력 : 2021/09/30 [11:01]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기농 상점 '딜리셔스푸드'  © 이현수

 

네덜란드는 1년 중 90%의 날에 비가 내린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사람들은 왠만한 비에는 우산을 쓰지 않는다. 비가 올 때마다 우산을 편다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폈다 접었다 해야 하기 때문일까? 반짝 날이 개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던 어느 날 암스테르담의 유기농 상점을 찾았다. ‘딜리셔스 푸드’이다.

 

▲ 딜리셔스 푸드에서 원하는 만큼 준비해간 용기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  © 이현수

 

갖가지 곡물, 면류, 넛츠류, 그레놀라, 마른 과일 등이 모두 포장 없이 여닫이 통 안에 담겨있다. 구입을 원하면 본인이 직접 들고 온 용기나 상점에 마련된 종이봉투에 원하는 양만큼 담아 무게를 잰 후 계산하면 된다. 1그램 단위로 살 수 있다. 필요한 만큼, 가까운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양만 사면되니 포장된 제품의 앞뒤를 살피며 유효기간을 찾을 필요도, 많은 양을 다 먹을 수 없어 원하는 여러 종류 중 고민하며 굳이 한두 개만 선택하는 안타까움도 느낄 필요 없다. 조금씩 다양하게 쓰레기 없이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으니 마음은 풍요롭다.

  

▲ '딜리셔스 푸드'의 포장에 쌓이지 않은 채소와 과일들  © 이현수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제품은 유기농이다. 과일과 채소도 포장되어 있지 않다. 원하는 개수만큼 구입 후 역시 비닐봉지가 아닌 본인이 들고 온 장바구니에 담는다. 과일과 채소에서 신선한 향이 난다. 푸른 잎사귀까지 달린 예쁘고 길쭉한 당근의 감촉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마트나 가게들은 어떠한가? 마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은 비닐봉지나 지퍼백 안에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다. 집 앞 가게에는 간혹 포장 없이 쌓여있는 과일과 채소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비닐봉지에 담은 후 무게를 재어 계산대에 들고 가야 한다. 기자는 비닐봉지에 넣지 않고 양파에 직접 스티커를 붙여 내밀었더니 계산원이 흙 떨어지니 비닐봉지에 담아오라고 한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는 장바구니에 봉지 몇 장을 넣어 다니며 계속 재사용하고 있다. 하다못해 바나나까지 랩으로 둘둘 쌓아둔 판매대를 보고 있자면 암담한 생각이 든다. 재래시장은 좀 다를까? 계산을 하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검은 봉지에 물건이 담긴다.

 

좀처럼 선택권이 없다. 네덜란드의 ‘딜리셔스 푸드’를 방문하여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양만큼 담으며 그들이 부러웠던 이유는 이런 샵이 곳곳에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들은 어렵지 않게 쓰레기 없는 가게에 들러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괜찮습니다’ ‘비닐봉지 주지 마세요’ ‘제 봉지에 담겠습니다’ 거듭 사양하거나, 캠페인을 벌이며 홍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린 언제쯤 쓰레기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할까? 500년도 넘게 썩지 않을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제는 정말 거절할 당연한 선택권 정도는 갖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도 더 많은 무포장 가게가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살짝 부러웠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선택권이 왜 나에게는 없을까?

  

- 기사 요약 -

1. 네덜란드의 유기농 상점 ‘딜리셔스 푸드’를 방문했다.

2.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없이 원하는 양만큼 가져온 용기에 담아 살 수 있다.

3. 우리나라도 쓰레기 없이 쇼핑할 선택권,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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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지구에서 품격있는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지구 환경 살리기에 앞장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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