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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시는 술은 정말 비건일까?

최문정 | 기사입력 2021/10/01 [11:30]

우리가 마시는 술은 정말 비건일까?

최문정 | 입력 : 2021/10/01 [11:30]

  © unsplash

 

대부분의 술은 곡류와 과실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비건이라고 오해하기 쉬워서 평소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 중 술이라면 안심하고 실컷 마신 이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술은 비건과 논비건으로 나뉜다. 

 

맥주나 와인 등 일반적인 주류 제조 과정에서 여과제나 청징제(부유고형물이나 콜로이드 입자 등 오염물질을 응집 제거하기 위해 첨가하는 화학약품)로 동물 유래 제품이 사용되거나 제조 공장에 교차 오염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제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젤라틴, 계란 흰자, 우유, 조개 등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거나 여과 과정에서 탄화골분 혹은 아이징글라스(isingglass)가 사용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부레풀을 꼽을 수 있다. 물고기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말렸다가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든 접착제인 부레풀은 콜라겐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맥주 양조 과정에서 효모 침전물을 제거할 때 사용한다. 즉, 맥주 자체는 비건이라고 볼 수 있어도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비건이 아니다. 많은 양조장에서 물고기 부레에서 추출한 아이징글라스 뿐만 아니라 돼지 위에서 얻은 펩신, 바닷가재와 게 껍데기에서 채취한 키틴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제품에도 명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내 비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동네 마트나 온라인에서도 대체육, 비건 베이커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주류는 비건이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제품의 선택지는 거의 없다. 오비맥주, 하이트 진로 등의 기업에서 제조 과정 중 부레풀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비건 인증을 받지 못했다. 버드와이저(미국), 칭따오(중국), 아사히(일본) 등 주로 해외 맥주가 비건인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비거니즘은 맥주의 전통을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레풀을 사용하던 기네스 맥주도 2015년 “양조과정에서 부레풀을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비거니즘에 맞춰 기업에 대한 ESG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이런 소비자의 요구에 기업들은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주류 회사의 변화도 필요하다. 비건들이 원재료명이나 제조과정을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건강한 식음료 문화를 위해 소비자와 기업의 의식적인 변화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간단 요약-

1. 술은 비건과 논비건으로 나뉜다. 

2. 주류 정제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젤라틴, 계란 흰자, 우유, 조개 등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거나 여과 과정에서 탄화골분 혹은 아이징글라스(isingglass)가 사용된다. 

3. 더 건강한 식음료 문화를 위해 소비자와 기업의 의식적인 변화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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