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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미안해 하지 않을 국정감사

종이없는 국정감사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서영준 | 기사입력 2021/10/01 [14:01]

나무에게 미안해 하지 않을 국정감사

종이없는 국정감사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서영준 | 입력 : 2021/10/01 [14:01]

  © pixabay


국가의 한해 농사가 어떻게 지어졌는 지 살펴보는 국정감사가 10월1일 내일부터 3주간 실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이자 내년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불꽃튀는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벌어지는 대표적인 진풍경은 국회가 요구하는 방대한 양의 종이자료들이다. 작년 국회 국정감사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자료요구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감기간 각 의원실에 제출한 인쇄물 페이지 수는 1269만 3441쪽으로 집계되었다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밝힌 바 있다. 

 

이는 A4용지를 쌓았을 경우 634m 높이로 해발 236.7m 남산위에 조성된 서울타워(산높이 포함 479.7m)보다 154m 높으며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555m)보다도 높은 양이다. 

 

이에 대해 당시 문제를 제기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통상 30년생 원목 한 그루에서 A4용지 1만 장을 만들 수 있다"며 "국정감사를 치르면서 베어낸 나무만 635그루로 국회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가로수 410그루를 다 베어내고도 절반을 더 베어낸 셈"이라 밝히며 종이문서 위주의 국감문화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의견에 동의한 여야 초선의원 50명은 국감 시작 전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종이 없는 국정감사'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종이 없는 국감 제안을 주도했던 더불어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실제 '회의 시 종이자료를 받지 않겠다' 요청하고 좌석에 설치된 노트북을 통해 자료를 열람하며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21대 국회의 모습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많은 숫자의 국회의원이 불필요한 자원낭비에 호응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회의 모습도 읽지도 않고 폐기되는 수많은 종이들 대신 젊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대체되는 모습들이 더 자주 노출되고 있다. 

 

물론 종이문서를 선호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잘못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의원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기록매체에 대한 선택권을 주어져야 할 시기인 것 만은 분명하다. 2000년전 처음 만들어진 종이는 우리 문명 발전의 수레같은 역할을 했지만 21세기 들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그 많은 데이터를 종이라는 기록매체 하나로는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이번 국감에서는 국회의원의 선택에 따라 종이자료 제공등을 제한하고 다른 기록매체를 통한 자료 열람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또한 이를 통해 국정감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더 꼼꼼히 국가의 살림살이를 살펴봐 주길 기대한다. 

 

- 기사 요약 -

1.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월1일부터 3주간 열릴 예정이다. 

2. 작년 한해 1269만 3441쪽의 방대한 종이자료가 피감기관을 통해 제출되었으며 이 양은 국내 최대높이의 롯데타워보다 높은 양이다. 

3.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종이자료 수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자원낭비를 줄이고 국정감사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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