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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초래한 그린플레이션

최문정 | 기사입력 2021/10/07 [15:30]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초래한 그린플레이션

최문정 | 입력 : 2021/10/07 [15:30]

©unsplash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1일 메가와트시(㎿h)당 93.63유로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6~7배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영국에선 가스·전력 소매업자들이 줄도산했고, 비료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장 조업이 중지됐다. 가정용 전기료도 7~8월부터 급등해 프랑스 정부가 9월 580만 가구에 100유로(약 13만7천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히는 등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늘려달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가격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중국도 지난달 하순 장쑤성 등 일부 지역의 전기공급이 끊기며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지방정부들이 에너지 소비 규제를 강화한 데다, 발전용 석탄 공급과 중국 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각국의 탈탄소 정책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며 코로나19의 충격을 이제 딛고 일어서려는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번 에너지난은 기후 변화를 억제하고 친환경 경제로 전환할수록 전환 비용이 상승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걸 보여준다. 즉, 이번 에너지 위기는 친환경 및 탈탄소 정책의 역효과라는 ‘그린플레이션’(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라고 볼 수 있있다. 유럽에선 이와 관련한 논쟁이 본격화되며 원초 계획에서 일보 후퇴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반대로 이번 위기의 원인이 각국의 정치적 역학 관계이기 때문에 이에 굴하지 않고 더 과감하게 친환경 정책을 밀어야 한다는 반론도 맞서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크고 중화학공업이 경제의 중심인 우리나라 경제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Candriam의 ESG 투자 및 연구 글로벌 책임자 Wim Van Hyfte는 “세계가 그린플레이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보다 더 위험한 건 환경 친화적인 경제를 향한 규제”라고 말한다. 폭염, 산불, 홍수, 바이러스 등 기후 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적 비용이 그린플레이션의 우려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비롯해 경제위기까지 각국 정부 앞에 놓인 문제가 산더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정책을 고수해야 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 없이 국가의 경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 기사 요약 -

1. 탈탄소 정책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며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2. 이번 에너지 위기가 친환경 및 탈탄소 정책의 역효과라는 ‘그린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 친환경 정책을 고수해야 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 없이 국가의 경제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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