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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팩 재활용률 15%, 우유팩은 어디로 갈까요?

쓰레기의 또 다른 이름은 자원입니다

김하종 | 기사입력 2021/10/11 [15:01]

종이팩 재활용률 15%, 우유팩은 어디로 갈까요?

쓰레기의 또 다른 이름은 자원입니다

김하종 | 입력 : 2021/10/11 [15:01]

2018년 중국에서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면서 전 세계 재활용 시스템이 큰 충격을 받는가 하며, 2019년 우리나라는 쓰레기 처리 시설 부족으로 쓰레기 불법 방치 사태가 발생했다. 수도권 지역 곳곳에서는 매립지 사용 연한이 단축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배달 및 포장용기 사용도 증가하였다.  최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추석 선물세트의 과대포장을 지양한다거나 플라스틱 트레이를 퇴출하는 등 내용물 자체만큼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내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헌 옷 수거함에 넣었던 헌 옷들이 제3세계로 건너가 절반 가까이 버려진다거나 실제 우리가 열심히 분리수거한 재활용품들이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혹시 어린 시절 학교에서 주던 우유 급식이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곱게 접어 배출하던 기억이 선하다. 평소 집에서 마시는 우유팩 어떻게 버릴까? 혹시 종이나 박스와 함께 버리고 계시진 않을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이팩 재활용률은 점점 낮아져 지난 2020년엔 15.7%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7만 톤 가량의 우유팩이 소비되는데요. 이 중 만여 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생활쓰레기에 섞여 폐기되고 있다. 이는 종이팩을 일반 종이와 함께 배출하게 되면 코팅과 알루미늄을 제거하는 가공을 할 수 없어 전부 소각되거나 매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우유나 두유, 과실주스 팩의 분리배출 마크를 확인해보면 ‘종이’가 아니라 ‘종이팩’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 종이팩 분리 표시  © 인천인닷컴

 

하지만 종이팩 분리수거를 잘해보려고 해도 일반 가정의 재활용 시설에는 종이팩을 별도로 수거하는 곳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종이팩을 모아가면 휴지나 종량제 봉투로 바꿔주거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종이팩 수거함을 만들거나 따로 수집하는 캠페인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재활용한 종이팩은 천연펄프가 주원료이기 때문에 재활용하여 고급 화장지나 미용 티슈 등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천연펄프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종이팩을 잘만 재활용하면 연간 650억 원의 비용을 아끼고, 20년생 나무를 130만 그루만큼 심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분리배출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을뿐더러 실제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나 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 종이류와 종이팩이 달라?  © 환경부

 

우선 음료를 담는 종이 포장재를 종이팩이라고 하는데요. 종이팩은 살균팩과 멸균팩으로 구분한다. 살균팩은 흔히 우유를 담는 종이 용기, 즉 우유팩을 말한다. 우유팩은 중간에 종이가 들어가고 양면에 비닐코팅이 붙어 있다. 하지만 종이와 비닐만으로는 외부에서 산소가 들어오는 것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상온에서 보관 시 쉽게 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유팩은 우유를 살균해서 포장하고 반드시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

 

멸균팩은 주스나 두유를 담는 종이 포장재를 말한다. 우유팩과 다르게 비닐코팅의 양이 많고, 안쪽에 알루미늄으로 다시 한번 덧댄다. 알루미늄은 빛과 산소를 차단하기 때문에 음료 속 균을 모두 죽여서 넣으면 상온에 보관하더라도 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살균팩과 멸균팩처럼 양면에 비닐코팅이 되어 있는 종이는 일반 종이보다 종이 펄프 섬유가 풀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종이와 섞이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종이팩은 따로 종이팩만 모아서 버려야 한다.

 

▲ 알루미늄이 접합되어 있는 멸균팩  © 인천인닷컴

 

그런데 문제는 살균팩과 멸균팩은 비닐코팅 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멸균팩은 비닐코팅 양이 더 많을 뿐 아니라 알루미늄까지 붙어 있다. 이 때문에 펄프 섬유가 풀어지는 시간이 더 걸릴 뿐 아니라 알루미늄은 화장지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 이렇게 살균팩과 멸균팩을 섞어서 배출했을 때 일반 종이와 함께 배출했을 때처럼 서로 재활용하는 데 방해가 된다. 결국 종이팩도 같은 종이팩이라고 해서 같이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살균팩은 살균팩끼리, 멸균팩은 멸균팩끼리 모아서 배출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시스템은 닫혀있는 구조다. 쉽게 말해 적절한 순환이 이루어져야 지구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처럼 생산-소비-폐기의 순서를 거쳐 단번에 끝나는 선형 경제 속에서 끊임없이 자원을 추출하며 지금의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현재 우리가 겪는 쓰레기 대란과 기후위기는 무작정 생산하고 소비해 온 시스템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자원 재활용을 통한 순환 경제로의 전환은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경로일 수밖에 없다.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유한한 지구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지만 무분별하게 버리던 쓰레기를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자원을 다시 추출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쓰레기의 또 다른 이름은 자원이다.     

 

- 간단 요약 -

1.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이팩 재활용률은 점점 낮아져 지난 2020년엔 15.7%까지 떨어졌다.

2. 종이팩은 종이류와 분리해 배출하면 종이팩은 천연펄프가 주원료이기 때문에 재활용하여 고급 화장지나 미용 티슈 등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천연펄프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종이팩을 잘만 재활용하면 연간 650억 원의 비용을 아끼고, 20년생 나무를 130만 그루만큼 심는 효과가 있다. 더구나 종이팩도 같은 종이팩이라고 해서 같이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살균팩은 살균팩끼리, 멸균팩은 멸균팩끼리 모아서 배출해야 한다.

3. 유한한 지구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지만 무분별하게 버리던 쓰레기를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자원을 다시 추출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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