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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굿즈 속에서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0/18 [09:01]

쏟아지는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굿즈 속에서

장경미 | 입력 : 2021/10/18 [09:01]

  © 스타벅스코리아

 

친환경 아이템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친환경이 마케팅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텀블러, 에코백 등의 제품을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기준은 물건이 아니라 사용에 달려있다. 캐나다의 환경보호 단체 CIRAIG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플라스틱 텀블러는 최소 50회,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220회 이상 이용해야 환경적으로 의미가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28일 50주년 기념행사로 음료를 주문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특별 제작된 리유저블 컵을 제공해 화제가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매장엔 사은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줄을 섰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의 사이렌 오더 주문이 폭주하여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그렇게 받은 리유저블컵은 다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왔고 일부 매장에선 주문 지연으로 인해 앱에서 미처 취소되지 못한 음료와 컵이 전략 폐기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음료와 리유저블컵을 구매한 고객들이 받은 설명서에는 '리유저블 컵은 재활용이 가능하며 제품의 특성상 가급적 20여 회 사용을 권장 드립니다’라고 쓰여있었다. PP(폴리프로필렌) 재질 특성상 여러 번 사용하게 될 경우 컵 내부에 흠집이 나면 위생과 안전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매우 짧은 유통기한을 가진 리유저블컵은 정말 리유저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차라리 리유저블, 재사용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제품에는 횟수를 의무표기하면 어떨까. 예를 들면, 'reusable +20'이라고 쓴다면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또 줄을 서게 될까.

  

최근에 의문이 들게 한 또 하나의 굿즈는 매장에 버려진 플라스틱 컵과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키핑 슬리브였다. 손가락 부분이 개방된 장갑의 형태처럼 생겼는데 일회용 컵홀더를 덜 쓰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되었다. 업사이클링과 친환경 마케팅이라는 보기 좋은 의도를 내걸었지만 이 물건의 쓸모가 그다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겨울용 팔토시가 필요해서라면 모를까 환경을 위해 이 장갑을 구매해서 실제로 컵홀더 소비량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이러한 문제가 스타벅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가 선보이고 있는 그린 마케팅이 잘 만들어진 브랜딩으로 인해 인기가 있고 그 효과가 좋을 뿐이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시즌마다 여러 굿즈와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줄을 설 만큼의 관심을 받지는 못한다. 스타벅스가 그린워싱이라는 비난의 화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다른 기업들은 스타벅스만큼 팔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스타벅스는 또 새 시즌의 굿즈를 출시하고 있다. 할로윈, 크리스마스, 새해 등 앞으로도 수많은 시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새 시즌과 새 물건 앞에 마음이 요동쳐야만 할까.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 앞에 줄을 서지 않는 정도의 현명함은 이제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 기사 요약 -

1. 친환경 마케팅을 위해 제공되는 굿즈들이 정말 친환경적인 것일까.

2. 스타벅스는 '리유저블컵'과 '키핑 슬리브'등 그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불필요한 물건을 과도하게 생산해 내는 결과를 낳았다. 

3. 기업들은 끊임없이 새 시즌에 새 굿즈를 출시하는데, 가장 현명한 소비 태도는 과도한 마케팅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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