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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기후 우울'인가요 #1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0/25 [10:30]

당신은 '기후 우울'인가요 #1

장경미 | 입력 : 2021/10/25 [10:30]

  © unsplash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후부터 전 지구인의 삶의 목적은 성장이었다. 경제적 성장이 곧 인간의 성장이자 인생의 성공인 것처럼 모두가 한 길을 향해 달려왔다. 그 결과 화려한 도시와 건물이 만들어졌고 많은 이들이 먹고 살 만한 수준을 넘어서는 풍요와 편의를 누리게 되었다. 돈을 많이 벌어 피라미드 상위권에 올라가 더 많은 것을 누리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 그 안에 속한 개인들이 끝없이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었고 성장 없는 사회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후퇴한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

   

성장이라는 단어는 계속 발전하고 더 나은 상태를 향해간다는 비전을 품게 만든다. 그것이 곧 인생의 희망이 되고 원동력이 될 수도 있기에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빠르게 달리다 어느 순간 지구는 과부하가 걸렸고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멀리 내다보지 않고 무조건 달리는 것은 성장이 아니라 파괴를 가져올 뿐이라는 걸 인식하게 된 순간부터 사람들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지속 가능하다는 단어는 성장에 비해 뜨뜻미지근해 보이지만 장기적인 유지와 순환이 진정한 성장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와 환경 이외의 영역에서도 폭넓게 쓰였다. 다만 수치로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모호함이 동전의 양면이 되었다. 의미를 각자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거나 또 하나의 마케팅으로 남용되기 시작했다. 기업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도 '지속 가능성'의 카드를 꺼내드는 것이다. 어쩌면 또 다른 성장 혹은 느린 성장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돌아가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는 환경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바쁜 일상과 취업난, 주택난 등의 경제난 속에서 코로나19라는 고립과 소외를 마주하게 되어 이중고를 겪게 되었고 매일 들려오는 재난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유보다 절제가 우선이 되는 분위기는 누구에게도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껴 우울해질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 상승 곡선은 없을 거라는 예견된 미래는 희망보다는 좌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 기사 요약 -

1. 끝없이 성장하는 사회 안에서 우리는 경제적인 가치를 인생의 목적에 두고 달려왔다.

2. 성장이 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또 다른 성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3. 갑작스레 맞닥뜨리게 된 기후 위기가 누군가에게는 우울과 좌절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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