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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 #1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0/28 [18:01]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 #1

장경미 | 입력 : 2021/10/28 [18:01]

  © unsplash

  

우리는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하고 기억하려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기념일을 챙기고 그럴싸한 명언을 새겨둔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은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먼 미래에서 우리가 살았던 흔적을 찾아낸다면 어떤 것들로 기억될 수 있을까. 무엇이 인간의 삶을 상징하는 물건이 될까. 자유롭고 다이내믹한 도시의 일상이 담긴 스마트폰일까, 평소에 아껴 입던 옷일까, 반짝이는 보석일까.

 

안타깝게도 인간이 살았던 시대를 보여주는 더 많은 상징물들 덕에 아름다운 것들은 한참 뒤로 밀려날지도 모르겠다. 앞다투어 지구에 문명의 흔적을 남기는 것들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과 이산화탄소, 방사능 물질 그리고 닭 뼈다. 어째 좋은 건 하나도 없어 보이겠지만 이게 우리의 현실이고 민낯이다. 쉴 새 없이 지구를 물들이는 것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들이다. 어쩌다 우리는 지구를 검고 어둡게 만드는 것들만 남기는 지구의 가장 강력한 한 종이 되었을까.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지질 시대를 뜻하는데 지질학적으로 공식 명명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짐에 따라 점점 더 대중적으로 흔하게 쓰이는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이 용어는 네덜란드의 대기과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지구가 공식 지질 시대인 현세와 구분되는 인류세에 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을지 모를 이 단어가 20여 년 사이에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문화예술계는 물론 지질학을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 듣기에도 납득할 만큼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현실이 되었고 지구 멸망설도 실제로 우리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구에는 인류가 나타나기 전까지 약 6억 년 동안 총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지질시대를 나누는 기준은 생물의 출현과 멸종으로 가장 최근인 다섯 번째 멸종은 공룡이 모두 사라진 6천6백만 년 전이다.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긴 간격으로 멸종이 일어났고 그에 비해 인류의 역사는 짧기에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그저 뜬구름 같은 가설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룬 우리의 산업화와 도시화의 성과는 그 성장만큼이나 아주 빠르게 지구를 변화시켰고 많은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있다.

 

- 기사 요약 -

1. '인류세'는 인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지질 시대를 의미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 변화가 커지면서 점점 더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개념이 되고 있다. 

2.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여섯 번째 지구 대멸종을 떠올릴 만큼 많은 종의 동식물들을 멸종시키고 있다.

3. 인류세의 새로운 화석은 무엇이 될까. 방사능 물질,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그리고 닭 뼈 중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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