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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속도대로 먹었더라면 #2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1/04 [14:01]

자연의 속도대로 먹었더라면 #2

장경미 | 입력 : 2021/11/04 [14:01]

  © unsplash

  

꾸준히 생산량이 늘고 있는 팜유의 경우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여러 가공식품에 재료로 사용되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딱히 특별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팜유의 재배 면적은 지구 전체 농경지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 때문에 각종 과자, 쿠키,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류뿐 아니라, 비누, 액상 세제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게다가,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팜유 재배가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편의점에서 간식을 고를 때 포장지의 뒷면에 있는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편이라면 '팜유'라는 두 글자가 더욱 익숙할 것이다. 라면, 과자, 빵 등 너무나 많은 가공식품 안에 팜유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가공식품들의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까. 세계가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며 정크푸드나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 많은 기업들이 더 많은 브랜드를 만들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포화된 시장인 선진국과 더불어 경제 성장 중인 국가는 또 하나의 레드오션이 되어 기업의 타깃이 된다. 지구가 팜유 생산지로 물들어가는 이유다. 

 

다른 기름으로 대체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문제는 팜유의 가성비가 너무 좋다는 점이다. 다른 나무들에 비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크기 때문에 대체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팜유 대신 다른 나무를 심게 되면 더 많은 재배지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숲을 태워야만 한다. 

 

팜유, 커피, 초콜릿, 아보카도 등은 모두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소비를 막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 농작물들의 재배 과정 자체가 환경 오염을 심각하게 일으킨다는 관점보다는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소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식물성 재료들이 주변 지역에서 적당량 소비되었다면 오늘날처럼 환경 파괴의 오명을 쓰게 되었을까. 전 세계의 소비량을 감당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결과를 낳았을까. 

 

우리는 커피가 자라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많은 커피를 마신다. 아보카도를 생산하기 위한 물을 확보할 시간을 주지 않고 아보카도를 먹어 치운다. 로컬 식재료를 중심에 두고 자연이 자연의 속도대로 열매를 맺을 시간을 기다려주자.

 

- 기사 요약 -

1. 팜유는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2. 가공식품과 세제류의 팜유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3. 자연의 속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식재료 소비가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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