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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관광지이기 전에 생태 서식지입니다만

최문정 | 기사입력 2021/11/09 [14:01]

성산일출봉, 관광지이기 전에 생태 서식지입니다만

최문정 | 입력 : 2021/11/09 [14:01]

▲ 성산일출봉 전경

 

제주도가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절벽에 '대형 빔 스크린'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됐다. 성산일출봉 암벽의 일부를 스크린처럼 활용하여 야간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골자다. 성산일출봉 수마포구 쪽 암벽면에 축구장 크기(가로 120m, 세로 80m)의 영상으로 성산일출봉의 어둠은 사라지게 된다. 과연 이대로 성산일출봉에 대형 프로젝션을 비추어도 괜찮은 걸까?

 

2019년 10월 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의 건의로 시작된 성산일출봉 대형 빔 스크린 사업 계획은 작년 4월에 수립되어 2020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2억 원을 들여 성산일출봉 인근에 컨테이너·영상 프로젝터 9대·스피커 4대 설치, 콘크리트 기초 터파기 공사, 전선 매립 공사 등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제주도는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의 설계와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발주한 뒤 올해 1월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경관 저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불허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사업에 대한 타당성 정밀검토를 의뢰하여 이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빛공해로 인한 생태계 파괴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공해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는 빛공해로 인한 새, 곤충, 바다거북 등의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북아메리카의 조류 142종을 관찰한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빛공해에 노출된 새들은 18일~1개월 일찍 둥지를 틀었다. 빛공해가 새들의 생식주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빛공해는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곤충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가로등과 같은 인공조명이 나방의 행동과 애벌레 개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빛공해는 이동 패턴, 수면 사이클, 생식과 같은 동물들의 식생에 악영향을 미쳐 종종 동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한다. 

 

바다거북과 같은 해양생물도 빛공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바다거북은 바다에 반사되는 달빛을 따라 바다로 향한다. 그러나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공해로 많은 새끼 바다거북들이 육지쪽으로 이동하여 사고를 당하거나 수분부족으로 죽고 있다. 빛공해로 인한 새끼 바다거북의 폐사는 바다거북 전체 개체 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성산일출봉에 어둠이 사라지면?

제주도는 이번 사업에서 약 3만7000루멘의 빔 프로젝터 9대를 설치하여, 주 1일 가로 120m, 세로 80m 크기의 영상미디어 상영을 구상 중에 있다 이는 자동차 LED헤드라이트(약 4000루멘)보다 9배 이상 많은 양 빛이다. 그런데 사업이 계획된 제주 성산일출봉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23-7호인 매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매 이외에도 성산읍 일대에서는 팔색조, 긴꼬리딱새, 황새 등의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발견돼 생태 서식지로서의 가치도 크다. 사업이 시행되면 인근 동물들이 강한 빛에 주기적으로 노출되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빛공해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푸에르토리코 등은 빛공해 감소를 위한 법을 제정했다. 그 중 프랑스는 2019년 실외조명에 대한 법 제정을 통해 빛공해를 6% 감소시키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빛과 어둠은 자연의 섭리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제주 성산일출봉의 생태계가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간단요약-

1. 제주도는 현재 성산일출봉에 대형 빔 스크린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2. 해당 사업으로 성산일출봉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매 등 생물들의 서식지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3. 제주 성산일출봉의 생태계가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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