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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물든 우리의 삶과 지구 #1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1/11 [12:45]

옷으로 물든 우리의 삶과 지구 #1

장경미 | 입력 : 2021/11/11 [12:45]

  © unsplash

 

알고리즘이란 무서운 녀석은 잠깐 검색해 본 물건들을 잘도 알고 추천해 주며 끝없이 우리에게 방금 막 도착한 따끈따끈한 신상을 소개해 준다. 지난달에 샀던 옷이 오늘은 한물간 중고가 되어버리고 예쁜 디자인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 호시탐탐 통장을 노린다. 새 옷을 입은 날엔 기분마저 좋아지는 이유가 뭘까. 옷은 몸에 걸친다는 이유로 다른 물건들 보다 유독 주인과 동기화가 잘 되는 편이다. 고급스러운 옷을 입거나 가방을 들면 왠지 모르게 그날 하루는 자신감이 생기고 옷처럼 고급스러운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들 때도 있다.

 

패션은 사람들에게 개성의 표현일 뿐 아니라, 나이, 성별, 지역, 직종, 경제력 등 많은 것들을 유추하게 하는 인상을 남긴다. 가방의 브랜드가 그 사람의 지위를 말해주고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래퍼들이 우승하거나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명품백, 명품차를 사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은 모든 물건이 패션화되어 인테리어 소품마저도 패션처럼 소비하고 금세 갈아치우는 시대가 되었다. 돈을 쓰는 모든 대상이 쉽게 사고 버려진다. 안타깝게도 당신의 모든 물건들이 sns를 감각적으로 장식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당신의 전부가 될 수 없고 속을 채워주는 알맹이가 될 수도 없다. 자신감도 잠시뿐, 결국 또 다른 신상만이 빈약한 자아를 채워줄 수 있을 뿐이다.

 

환경을 위해서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는 차고 넘쳐나지만 이것이 개인의 실천이 되고 소비 성향이 바뀌어 기업의 생산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너무 많은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 화려한 옷이 그 사람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명품백이 아닌 에코백을 든 사람을 낮춰보지 않고 개념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과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들을 다급한 소비와 유행의 세계에서 발을 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반드시 물건을 생산해서 소비해야만 경제가 돌아간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들이 시장 안에서 받아들여질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열정을 선순환적인 곳에 쏟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패션 산업의 이면을 지나치지 않고 마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팔리기 위해 반짝거리는 찰나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값싼 노동력과 에너지가 들어가는지,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지구를 더럽히고 있는지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리고 버려진 후의 처참한 실태를 알게 된다면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라며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패션 산업은

 

SPA 브랜드의 출현으로 옷은 더 값싸졌고 빠르게 생산되어 버려지는 시스템이 되었다. sns로 인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공유되는 트렌드는 명품 브랜드의 시즌마저 앞당겼고 몇 달 뒤의 유행을 미리 제안하던 루틴에서 바로 '지금' 소비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브랜드의 희소성, 유니크한 디자인, 힙한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옷'이라는 물건을 파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어 환경에 미칠 영향 따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앞뒤 가지리 않고 더 많은 옷들을 생산하게 되었다.

 

- 기사 요약 -

1. 우리는 끊임없이 많은 옷을 사고 버리며 패션을 쫓아가는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2. 패션에 대한 인식 전환이 소비 패턴을 바꾸고 기업 생산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3.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의류 산업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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