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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물든 우리의 삶과 지구 #2

장경미 | 기사입력 2021/11/11 [15:01]

옷으로 물든 우리의 삶과 지구 #2

장경미 | 입력 : 2021/11/11 [15:01]

▲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버려진 헌 옷  © aljazeera.com

  

늘어나는 인구와 빠른 유행의 주기, 소비 패턴의 변화로 패션 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2019년 UN 보고서에 의하면 2000년 대비 2014년의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약 두 배가량 증가했다. 전 세계 폐수의 20%를 의류 산업이 차지하며 1년에 약 천억 벌의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

 

천억 벌의 옷을 70억 인구 중 몇 명이 얼마나 사 입었을까. 안타깝게도 일부는 브랜드의 희소성을 위해 소각되고 330억 벌는 버려진다. 우리가 죄책감 없이 헌 옷 수거함에 기부한 헌 옷들은 누군가를 위해 쓰이기보다는 아주 먼 어느 나라 어느 땅에 그냥 버려진 채로 소의 먹이가 되거나 썩지 않고 그 자리에 쓰레기로 남아 지구를 더럽힐 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류를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과 방글라데시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이 모두 이곳에 있지만, 그들은 마케팅에만 집중할 뿐 많은 환경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많은 양의 물을 쓰고 폐수를 그대로 강에 흘려보낸다. 옷을 만들고 남은 천들은 모두 버려지고 팔리지 않은 옷들도 쓰레기가 된다. 주인을 찾지 못한 혹은 주인에게 버려진 옷들이 모여 아프리카의 쓰레기 강이 되었고 칠레 사막에서 쓰레기 산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헌 옷 수출국으로 헌 옷의 95%가 해외로 수출된다. 보기 싫은 물건은 버리면 그만인 것처럼 쉽게 사고 잠깐 입다가 버려진 옷들은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처치 곤란이 되어가고 있다. 대부분 화학제품이 포함되어 생분해 되지도 않는, 플라스틱 페트병 같은 옷들에 주인의 이름이 새겨지고 그게 전 세계에 공개된다면 지금처럼 쉽게 버릴 수 있을까. 아니, 쉽게 살 수 있을까.

 

소비가 중심이 되는 삶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습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새 물건이 주는 만족감을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지 않을 용기. 물건을 오래 쓰는 일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실천할 용기. 소비를 줄이는 일은 패션 산업에 매우 유의미한 일이 될 수 있다. 산업 전체의 방향을 바꾸고 인식을 전환하는데 당신의 소비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눈치를 보며 오가닉 에디션을 별도로 판매하거나 친환경적인 공정을 거친 제품에 대한 인증을 표시해두기도 하지만 그것이 성급한 생산과 소비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버려진 소재를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역시 좋은 대안이지만 소비자들이 그것에 기대고 죄책감을 덜어내는 건 위험하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옷을 만들었고 입었고 버렸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았다. 어딘가에 남아있다.

 

- 기사 요약 -

1. 1년에 만들어지는 천억 벌의 옷 중 330억 벌이 버려진다.

2. 옷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물을 사용하고 폐수를 강에 흘려보내며 버려진 후엔 썩지 않은 채로 지구를 더럽힌다.

3. 소비가 중심이 되는 삶을 벗어나 산업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유의미한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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