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채식 여행자 : 제주 비건로드 ①

제주도 여행 가는 채식인에게 (상)

이현우 | 기사입력 2021/11/16 [16:42]

채식 여행자 : 제주 비건로드 ①

제주도 여행 가는 채식인에게 (상)

이현우 | 입력 : 2021/11/16 [16:42]

푸른 바다와 오름, 현무암 돌담 등 제주만의 감성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가 아닌 제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지난 10월 학술대회 때문에 학술대회 때문에 겸사겸사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 첫 방문이라 제주에서의 채식 식도락 여행이 기대됐다. SNS나 비건 지향 친구들로부터 제주에  채식 식당이 생각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음식점의 수만 많은 건 아니다. 맛집도 많다. 콩카레와 야채카레를 판매하는 구좌 평대리의 톰톰 카레는 오픈 시간에 가도 2~3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많다. 톳파스타로는 으뜸이라는 레이식당은 지금 밀키트를 주문해도 1년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학술대회에 너무 집중했던 탓일까 아니면 너무 피곤했던 탓일까. 온천에 들르느라 저녁 8시 30분까지 식사를 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휴대폰에서 채식 앱을 켜고 인근 채식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 저녁 8시면 영업을 종료했다. 9시까지 영업을 하는 식당을 겨우 찾아냈다. 혹시 몰라 전화를 걸어 영업 여부를 확인했다. 헛걸음을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였다. 전화를 건 모든 매장이 마감 중이었고, 라스트 오더 시간도 이미 지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녁을 먹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급히 우리는 네이버 박사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서귀포 채식 식당’, ‘서귀포 비빔밥’...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 8시 영업 마감이었고 검색에 나오는 채식 식당은 앱에 등록된 식당들이었다. 급한대로 온천 앞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먹을 만한 채식 메뉴가 있는지 살펴봤다. 예를 들면, 비건 햄버거나 비건 김밥 같은 것 말이다.

 

▲ 비건 햄버거 아라비아따 그레인버거  © 세븐일레븐

 

최근 편의점 브랜드들은 비건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그레인 파스타, 그레인 샐러드, 아라비아따 그레인 버거, 두부 그레인 김밥을 출시했고, 씨유(CU)는 채식주의 도시락, 채식주의 버거, 채식주의 김밥 3종을 출시했다. 이렇듯 많은 비건 음식이 출시됐지만, 대다수의 편의점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제주에서는 더욱 그랬다. 비건이 먹을 수 있는 햄버거나 김밥, 도시락은 없었다. 결국 평소에 먹는 감자칩과 콜라를 하나 사서 허기진 배를 달랬다.

 

 

편의점에도 비건 음식이 없어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대다수의 음식점이 문을 닫은 상태인 데다가 식료품 가게들도 문을 닫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전날 저녁 겸 아침’으로 먹기로 했다. 하지만 허기진 상태로 도저히 잠들 수 없을 것 같아서 결국 다시 한 번 편의점 앞에 정차했다. 혹시나 했지만 햄버거∙김밥 칸에는 비건 음식은 없었다.

 

▲ 밤, 고구마 간식도 끼니를 떼우기에 나쁘지 않다  © 이현우

 

편의점이 꽤 컸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쭉 둘러보았다. 안주 칸을 살펴보니 비건 육포가 있었다, 2+1. 떡볶이 칸에는 베지가든 떡볶이가 보였다. 컵라면 칸 한편에는 누룽지도 있었다. 평소에 먹지 않는 편의점 음식을 제주까지 와서 먹게 될 줄이야. 맥주까지 담으니 장바구니가 가득 찼다. 음식이라고 하기보다 식량이라고 불릴만한 것들을 한 봉지 가득 챙겨서 호텔로 돌아왔다.

 

▲ 편의점 채식 식품  © 이현우

 

제주의 채식 식도락 여행 첫k날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혹시 제주도에 여행가는 채식인들에게 권유한다. 7시 전에는 반드시 식당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편의점 음식을 먹어야할지도 모른다. ‘편의점 음식이 어때서?’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꼭 철저히 준비하고 가야 한다다음 편에는 이튿날 호텔 조식부터 저녁까지 채식 식도락 여행과 함께 제주도 채식 지도를 소개하겠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