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뒤덮은 폐어구 대응의 첫 걸음,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 국무회의 통과

김민선 승인 2022.01.13 18:01 의견 0

▲ Photo by Krisztian Tabori on Unsplash


기사요약

1. 해양생물들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 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2. 해양 쓰레기 문제 대응을 위한 어구 관리의 필요성에 기반하여 지난 1월 4일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3. 단순히 어업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이 아닌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모두의 환경권을 지키는 법안으로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코에 빨대가 꽂혀 고통을 겪고 있는 거북이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 빨대 사용에 죄책감을 느끼며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다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만큼 해양 생물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것이 있다. 그것은 ‘어구’로, 해양 쓰레기 발생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어구 쓰레기에는 어류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그물, 통발, 낚싯줄, 부표, 밧줄 등이 모두 포함된다.

 

바닷속에 버려진 폐어구는 단순히 바다를 오염시키는 쓰레기가 아니다. 작은 게부터 거대한 고래까지 무수한 해양생물들이 버려진 어구에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몇백 년 동안 썩지 않는 폐어구는 해양생물들의 무덤이 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유령 어업으로 인해 연간 어획량이 10% 감소하였으며, 피해액이 3,787억 원이라고 추정하였다. 이는 인간의 피해를 수치로 표현한 것일 뿐, 실제 해양생물들의 목숨으로 환산했을 때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점점 증가하는 해양 쓰레기 발생량을 저감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수백 억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443억 원)에 비해 2021년 1,306억 원을 해양 쓰레기 관리 예산으로 책정하였다. 그러나 전국 연안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2020년 기준 13.8만 톤으로, 연간 14.5만 톤으로 추정되는 해양 쓰레기 발생량에 비해 턱없이 적은 양이다. 경계 없이 해양을 떠돌아다니는 쓰레기까지 고려한다면 이미 발생한 해양 쓰레기를 사후 수거하는 방식은 엎질러진 물을 담는 것과 다름없다.

 

해양 생물들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 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듯이 폐어구가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상업 어업에서 활용되는 어구는 제도상 관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어민들이 어업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제도는커녕 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현실이다.

 

해양쓰레기 문제 대응을 위한 어구 관리의 필요성에 기반하여 지난 1월 4일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은 ① 어구의 전 주기 관리 ② 총허용어획량 중심의 어업관리 ③ 신고어업・마을어업 제도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어구의 생산-판매-사용-수거 등 전 주기 관리체계를 도입함으로써 폐어구로 인한 해양오염 해결에 한 발짝 나아가게 되었다. 특히, 어구마다 소유자 등을 표시하는 ‘어구실명제’, 수중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어구 사용 강화’, 일정 기간 특정 해역의 어구를 회수하여 집중 정화하는 ‘어구일제 회수제’, 폐어구 등 자발적인 회수를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어구・부표 보증금제’ 등의 세부 제도들은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 빠띠 캠페인즈에 게시된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 통과 촉구 서명 캠페인 카드뉴스  ©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 통과 촉구 시민모임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은 2021년 2월 김영진 의원이 처음 발의하였다. 그 후 9월까지 본 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부족하여 진행이 미진했다. 이때, 1년간 국회에 목소리를 낸 시민들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 통과 촉구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국내 환경문제 및 해양 환경문제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67개의 단체로 구성되었다. 법안 통과를 위한 서명 운동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으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촉구서 전달, 국회 앞 피케팅 및 기자회견 개최 등을 통해 국회의 적극적인 태도와 조속한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로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들은 법안 공포 후 1년 뒤인 2023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중 추가 연구가 필요한 어구・부표 보증금제는 공포 후 2년 뒤인 2024년 1월부터 시행된다. 해양수산부는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어업인 단체, 전문가,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장 적용성과 실효성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부처의 제도 개선을 위해 수개월 동안 목소리를 낸 시민모임의 요구가 충실히 반영되기 위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단순히 어업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이 아닌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모두의 환경권을 지키는 법안으로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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