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et Voice : Bio-plastic] 플라스틱의 대안, 바이오 플라스틱 등장

바이오 플라스틱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김지영 승인 2022.02.09 17:47 의견 0

 

 

20년 전, 초등학교 수업에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을 번쩍 들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말했다. 자동차, 쓰레기, 토지개발, 화력발전 등 언젠가 한 번쯤 뉴스에서 들어본 듯한 단어들이 등장했다. 담임 선생님은 무엇이 가장 문제인 것 같냐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에게서 돌아온 답은 무엇이었을까?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사회과 토론 수업의 한 장면이다. 당시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을 나와 친구들이 무엇이라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단호히 “꼽을 수 없다”라고 답하겠지만 말이다.

 

플래닛타임즈는 발행 1주년을 기점으로 매달 [플래닛보이스PLANET-VOICE]를 선보일 예정이다. 플래닛보이스는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템 중 하나를 선정하고 해당 아이템에 대한 심층연구, 파생 콘텐츠 소개,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플래닛보이스의 첫 주제는 ‘바이오 플라스틱Bio-plastic’이다. 플라스틱 행성이라는 지구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 플라스틱 대안으로 등장한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 알아보고, 지구의 현실과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 최근 주목 받는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이 인류에게 건넨 선물이자 재앙의 등장,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인류가 만든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다. 열과 압력만 가하면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변형할 수 있어 인류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물건이 무엇일까?  핸드폰, 가방, 보조배터리?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플라스틱이 안 쓰인 물건이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는 무척 많다. 그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요소가 바로 플라스틱이다. 2019년 영국 엑시터대학과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과학연구팀의 안타까운 조사 결과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해안에 떠밀려온 돌고래, 물개, 고래 등 총 50마리의 해양동물 사체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들어있는지 조사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조사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모든 동물 사체 뱃속에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이다.

 

▲ 플라스틱 썩는 시간 ©김지영

 

플라스틱은 이제 해양 생태계는 물론이고 우리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류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잠시라도 환경오염 문제를 외면한다면 지구의 분노가 우리를 덮칠지도 모른다. 끝나지 않는 장마와 홍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동물 멸종위기 등 끊임없이 고통을 호소했다. 지구의 신음을  모르쇠 해온 인류는 환경오염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러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대안, 바이오 플라스틱의 등장

 

플라스틱의 문제가 심화되자 인류는 대안을 찾아나섰다.한 번 쯤 들어봤을 ‘생분해 봉투’가 속한 바이오 플라스틱이 그것이다. 플라스틱 산업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바이오 플라스틱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성장을 보였다. 도대체 바이오 플라스틱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주목받기 시작했을까.

 

  ©한국바이오협회

 

  © 중상산업연구원, 중국산업정보망

 

바이오 플라스틱은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플라스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폐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다. 사탕수수 같은 식물체 바이오매스 자원을 이용해 제조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생분해성이 아닌 고분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바이오매스는 동·식물과 그로부터 파생된 모든 물질을 바이오매스라고 지칭한다. 다시 말해, 식물과 미생물의 광합성에 의하여 생성되는 식물체, 균체와 이를 먹고 살아가는 동물체를 포함하는 생물유기체를 말한다. 현재 고형퇴비,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오 플라스틱의 예로는 생분해 봉지가 있다. 현재 대형마트나 패션 브랜드,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 봉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일반 플라스틱과 비교하면 내열성과 물성에 약하고, 생산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논리로 접근하면 기업은 플라스틱을 아직 놓을 수 없다.

 

단편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중 하나인 PLA를 기준으로 일반 플라스틱과 생산 단가를 비교해보면 한 눈에 차이를 알 수 있다.  PLA는 1kg당 4~5달러(한화 약 4,800~6,000원)인데 비해, 일반 플라스틱은 1kg당 1.7~2달러(한화 약 2,050~2,400원) 수준이다. 2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총 생산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시장 논리에 맞게 플라스틱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환경부



바이오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 세계는 저렴하고 뛰어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  종류별 개발 중

 

바이오 플라스틱은 원료, 분해 작용, 생산 방법에 따라 생분해·산화생분해·바이오베이스 세 종류로 나뉜다. 규격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표준물질 ‘셀룰로오스’ 대비 6개월 90% 이상,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은 셀룰로오스 대비 36개월에 60% 이상 분해돼야 한다.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은 분해 기간과는 상관없이 유기탄소로 환산된 바이오매스 함량을 측정하여 분류한다.

 

  ©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생분해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바이오매스 유래 단량체 중합형 플라스틱)은 크게 ▲바이오매스를 전처리, 당화시켜 제조한 당을 발효해  고분자 단량체로 만들고, 이를 *중합하는 방법 ▲석유화학 유래 물질을 이용해 제조하는 방법 두 종류로 나뉜다. 주로 일회용품, 산업용 사출 성형 제품 등 유통기한이 짧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내 개인 카페들도 플라스틱 일회용 컵 대신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 컵을 사용하고 있다. PLA는 사탕수수 같은 식물성 바이오매스에서 젖산을 만들고 그 젖산을 중합해 제조하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대표적인 예다.

 

*중합 : 단위체가 두 개 이상 결합하여 큰 분자량의 화합물로 만드는 일

 

 

●산화생분해 플라스틱

 

일반 플라스틱에 바이오매스와 더불어 상용화제, 생분해 촉진제 등 화학물질을 첨가해 제조하는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은 태양열, 태양광, 미생물, 화학반응 등 복합적 작용으로 화학분해가 이뤄진다. 일반 생분해 플라스틱의 단점인 최종 생분해까지의 기간, 즉 유통기간을 1~5년가량 연장했다. 또, 생분해 플라스틱과 견주어 봤을 때 단가가 낮은 건 물론이고, 생산성 또한 월등하다. 또, 기존 양산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설비 부담이 적다.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은 물성, 원가, 분해 기간 조절 등 장점이 확실해 연구 개발과 제품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생물 분해가 어려운 사막기후의 중동이나 생분해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동남아 같은 아열대의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화가 진행 중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식물, 동물 등 생물체 에너지원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화학·생물학적 공정을 거쳐 생산한 플라스틱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사탕수수나 옥수수, 볏짚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한 성분과 석유를 기반으로 한 성분을 중합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산화생분해 플라스틱과 같아 보이지만, 차이가 확실하다.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되지만,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되지 않는다.

 

생분해가 되지 않는데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이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배출하는 배출량보다 무척 적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의 종류 중 혼합형의 경우 농업 폐기물을 재활용해 제작하고, 폐기 후에도 일반 플라스틱처럼 재활용이 가능하다.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생산가격이 저렴해 바이오 플라스틱 중에서도 선호도가 제일 높다. 일회용 사용만 가능한 생분해 플라스틱과 달리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 체계를 이용할 수 있어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둘러싼 논란들

 

플라스틱은 한때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슈퍼스타였지만, 지금은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등장한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대가 큰 만큼 우려의 시선도 많다. 최근 바이오 플라스틱을 둘러싼 무시할 수 없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 바이오 플라스틱의 근본을 건드리는 문제가 등장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인데 생분해가 되지 않는다.” 

 

탄소중립, 그린뉴딜 등 환경보호가 국가적,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바이오 플라스틱을 향한 기대는 날이 갈수록 커진다. 기대가 큰 만큼 실제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썩기 위해서는 습도, 기온 등 통제가 가능한 구역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일반 쓰레기와 무작위로 섞여 쓰레기 처리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솎아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쓰레기 처리 프로세스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과 썩히기 위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싸움과 다르지 않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다른 하나가 말썽이다. [Planet Voice : Bio-plastic] 2화에서는 실제 생분해 플라스틱을 직접 땅에 묻고 생분해 과정을 지켜본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정말 생분해는 불가능한 것인지, 그 해결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참고자료

1.ScienceON 『청정기술(Clean technology)』 vol.21 1~11p <생분해, 산화생분해,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의 세계 주요 국가 인증마크 및 규격기준 동향>, 유영선·오유영·김운수·최성욱 지음 

2.『KOREA SCIENCE』 특집 <바이오 플라스틱 개요 및 특징> (사)한국바이오소재패키징협회 사무국 김미경 지음

3. 『국내외 바이오 플라스틱 종류, 인증 라벨, 규제 및 시장 동향』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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