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환경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가 불러온 대재앙, 산불

김하종 승인 2022.02.19 17:01 의견 0

2019년 호주 산불을 기억하십니까? 20199월 시작된 호주 산불은 극심한 더위와 건조한 대기로 인해 쉽게 진화되지 않아 해를 넘겨 2020213일까지 계속되었다. 산불로 인해 남한 면적보다도 넓은 1,800만 헥타르가 불에 탔고, 건물 6,500개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3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되었다. 호주 산불은 호주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ㆍ식물을 비롯한 생태계 전반에도 큰 손해를 끼쳤다. 최소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질식사했거나 산채로 불에 타 죽었고, 호주 전역에 서식하는 코알라 1만 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능적 멸종위기종'에 지정될 위기에 이르는 등 113종의 동물이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주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오염 수준은 거의 매일 세계 최악을 기록해, 어린이나 노인,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호흡기 문제를 악화시켰다. 의학 전문가들은 대기오염이 장기화되면서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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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호주에 국한되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지역에서 약 2,000km가량 떨어진 뉴질랜드의 일부 지역도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물질로 뒤덮였다. 뉴질랜드의 눈 덮인 빙하는 호주에서 날아온 먼지와 입자가 쌓여 누렇게 변했다. 이렇게 오염된 빙하는 햇빛을 잘 반사하지 못해 더 빠르게 녹아내려 2차 피해를 유발했다.

 

전례 없는 호주 산불의 원인으로 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 뜨거워진 기후와 건조한 날씨가 더 강해진 바람을 만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과 호주 대륙은 인도양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인도양 서부가 동부보다 따뜻하면 아프리카에는 비가 많이 오고 호주에는 비가 적게 내렸다. 반대가 되면 아프리카와 호주의 강수량도 뒤바뀐다. 이러한 인도양 쌍극화 현상(Indian Ocean Dipole)’이 이번 산불에도 영향을 주었다.

 

지금까지 인도양 서쪽과 동쪽의 온도 차이는 1도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201910월 인도양 서쪽이 동쪽보다 2도 이상 따뜻한 이상기온이 발생했다. 난데없는 해수면의 온도 차이로 인해 아프리카에는 전례 없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했고, 호주에선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었다. 실제로 2019년 호주의 평균 기온은 1910년 이후 가장 높았고, 산불 직전에는 역사상 가장 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또한 강수량도 1900년 이후 최저치로 평균보다 40% 낮았다고 하니 절대 무시할 일이 아니다.

 

대규모 산불은 단지 호주 지역에서만 발생했던 일은 아니다. 2019년 새해 첫날 우리나라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면적의 28배에 달하는 20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다음날 정오에서야 겨우 진화되었다. 2018년 여름 스웨덴에서는 전투기 2대가 동원되어 500파운드급 유도폭탄을 3,000m 상공에서 터트렸어요. 2주 넘게 이어진 사상 최악의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서였다. 폭탄이 터지면 화재 지역 주위의 산소를 흡수해 불을 꺼트리기에 인명피해 우려가 없는 지역의 대형 화재를 진화할 때 종종 이런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상 최악의 산불이 20187월과 11월에 연이어 발생해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7월에 일어난 산불은 총 2,787와 건물 1,600여 채를 태웠고, 11월에 시작된 산불은 주택 14,000채를 포함한 건물 18,800여 채를 전소시키며 사망자 88, 실종자 250여 명에 달하는 최악의 인명피해를 냈다. 이렇게 부쩍 잦아진 산불의 가장 큰 이유도 기후변화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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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철 산이 건조해져 땅의 습기가 적어진다. 또한 봄과 여름은 더욱 따뜻해져 그나마 남아 있던 습기가 공기 중으로 더 빨리 증발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조그마한 산불이 나도 순식간에 퍼지는 대형 산불이 되는 경우가 잦아진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병충해 등으로 고사목이 증가하는 것도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죽은 나무는 바짝 말라서 산불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고사목이 무려 12,900만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 쌓인 눈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금방 녹아버리는 것도 문제다. 겨울이 짧아지면서 눈이 빠르게 녹아버리면 토양이 일찍 말라 산불에 그만큼 취약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지구의 대기 순환이 점차 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따뜻한 적도 지방과 추운 극지방 사이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기 순환이 정체되면 진화하기 어려울 만큼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계속 타오르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이 급증하면서 과거엔 일정 시기에만 발생하던 산불이 이제는 사시사철 일어나는 재해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 산불은 그 자체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산불이 발생하면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는 풀과 나무들은 없어지는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물질들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였던 아마존 우림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아닌 대표적인 배출원이 되어버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대형 산불은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준다. 당장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끼칠 뿐 아니라 파괴된 자연과 건물 등을 복구하는 비용과 산불로 인한 물류 파동 등 2차 피해의 여파까지 생각한다면 어마어마한 영향을 준다. 영국의 비정부기구(NGO) 크리스천 에이드는 2018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8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비용이 최소 1,0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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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지는 산불에 대비하여 산림청에서는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운영한다거나 지자체별로 대형 산불 예방 특별대책기간 등을 마련하여 산불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온전히 예방하기 어렵다.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해결 방법도 알고 있고, 이를 실현하게 할 기술과 지식도 있다. 빠르게 대응할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기에 지금 당장 나부터 현재의 생활방식을 돌아보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바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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