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열화와 산불의 굴레 속 사라져가는 산림

김민선 승인 2022.03.12 08:01 의견 0

▲ Photo by Joanne Francis on Unsplash


- 기사 요약 -

1. 지난 8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 초원으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

2. 지난해 학술지 에코시스템에 실린 논문에서는 산불로 파괴된 숲은 인위적으로 다시 복원한다고 해도 이전만큼 뛰어난 탄소흡수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3. 국내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산불로 화마가 휩쓸고 잿더미만 남은 곳에 숲이 금세 다시 자리 잡아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지구의 허파로 불릴 만큼 거대한 탄소흡수원이었던 아마존 열대우림은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서 발간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연구에 의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탄소 배출량이 탄소 흡수량보다 3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산불로 숲이 타며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동시에 열대우림 면적이 줄어들며 탄소 흡수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에서 탄소배출의 온상이 되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회복은커녕 열대우림이 사라질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8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영국 엑서터대, 독일 뮌헨공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 초원으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 연구팀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75% 이상이 2000년대 이래 회복력을 상실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열대우림은 덥고 습한 기후를 지닌 적도 인근에서 풍부한 삼림이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수목이 밀집된 열대우림은 이산화탄소를 대거 흡수함으로써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구가열화를 지연시키는 핵심적인 기능을 해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열대우림이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가열화가 극심해졌고, 이는 다시 열대우림을 파괴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지구가열화로 인해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열대우림이 사바나로 변하는 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숲을 벌채하여 직접적으로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행위가 꼽힌다. 콩과 소고기 세계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은 아마존 산림을 개간하여 소 목축과 콩 재배를 위한 농장을 설립해왔다. 이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산불을 발생시키며, 이렇게 불타버린 숲은 다시 열대우림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연구팀은 1991~2016년간 아마존 열대우림 내 6천여 개 이상의 지역을 조사했다. 각 지역의 식생을 분석한 결과, 가뭄이나 화재로 한 번 파괴된 지역들이 과거보다 회복하는데 현격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열대우림이 사바나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아직 임계점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빠르게 진행되는 지구가열화로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어떠한 숲이든 화재 피해를 입고 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학술지 에코시스템에 실린 네덜란드 바헤닝헌대 환경과학과 연구진의 논문에서는 산불로 파괴된 숲은 인위적으로 다시 복원한다고 해도 이전만큼 뛰어난 탄소흡수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복원된 산림은 화재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탄소저장량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매년 건조해지는 시기에 산불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올해는 낌새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2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건)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산불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불씨로 고의적인 방화가 지목됐지만, 산불이 금세 잡히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은 고온 건조한 겨울 때문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2월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mm로, 전국 기상관측 이래 가장 적은 양이다. 이는 지구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의 기저에 놓여있음을 드러낸다.

 

지난 7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울진, 동해, 강릉, 삼척, 영월 지역을 통틀어 서울 면적의 4분의 1 이상, 축구장 2만 3000여 개 면적에 달하는 숲이 불에 탔다. 2000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파악된다. 여전히 산불이 진행 중임을 고려할 때 추후 피해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우려스럽다. 화마가 휩쓸고 잿더미만 남은 곳에 숲이 금세 다시 자리 잡아 제 기능을 다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해마다 끊이지 않는 산불 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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