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브라질 대선, 아마존 삼림의 운명은?

김희윤 승인 2022.09.27 11:01 의견 0

 

▲ BR-319 도로 근처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Photo by K. Orlando Jr. (Fundação Amazonas Sustentável).

 
기사 요약
1. 차기 브라질 대선(10월 2일)은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 사이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룰라 행정부(2003~2010년)는 삼림황폐화를 늦추는 정책을 시행했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3. 보우소나루 행정부(2019~2022년)는 개발주의를 전면에 내세웠고 삼림황폐화는 가속화되었다.
4. 룰라가 당선되면 아마존 삼림이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을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고 또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화염에 휩싸인 아마존 삼림, 나무가 베어 나간 자리에 쭉 뻗은 흙길, 잘린 나무를 가득 싣고 어디론가 향해 가는 트럭. 
 
아마존에서 화재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축과 대두 재배를 위해 토지 개간 목적으로 삼림을 벌채한 후에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아마존 삼림의 면적은 언제나 줄어들고 있었지만 한때는 그 속도가 많이 느려졌었다. 그 추세가 계속되다보면 삼림 면적의 순 감소(net deforestation)가 곧 0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 그랬었냐는듯 다시 아마존 삼림 파괴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아마존 삼림이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티핑 포인트)을 지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커졌다.
 
아마존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인가?
 
아마존의 티핑 포인트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주제다. 
 
과학자들은 대체로 아마존의 티핑 포인트를 아마존 삼림의 20~25%가 파괴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삼림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 훼손되면 스스로 회복할 수 없게 되고,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그 과정에서 삼림이 더 건조하고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초원(사바나)으로 변하게 된다.
 
저명한 환경학자인 토머스 러브조이와 카를로스 노브레는 아마존 전체의 17%, 브라질만 따지면 20%가 손실된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환경 NGO인 안데스 아마존 프로젝트 모니터링(MAAP)의 경우에는 원래 아마존 삼림 생물군계의 13.2%가 삼림 벌채 및 기타 원인으로 인해 손실된 것으로 추정한다. 13.2%라고 해도 8500만 헥타르가 넘는 면적으로 미국이나 중국의 1/10 크기에 해당한다.
 

▲ 왼쪽 지도에는 유럽에 의한 식민 지배 이전의 아마존 생물군계 삼림(6억 4700만 헥타르)이 나와 있다. 오른쪽 지도에는 현재 삼림 벌채 및 기타 원인으로 인해 손실된 삼림 면적(전체의 13.2%)이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 출처: Amazon Conservation Association 및 MAAP의 데이터; Kimbrough, 2022, September 9에서 재인용.


총 삼림 손실 면적이 13.2%라고 할지라도 티핑 포인트인 25%와의 격차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환경 전문 매체 몽가베이의 설립자이자 삼림 전문가인 렛 A. 버틀러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는가의 문제를 지역별로 나누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MAAP의 추정치를 바탕으로 지도를 1/3으로 나누어서 보면 아마존 동부는 이미 31%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티핑 포인트를 이미 지난 것이다.    
 
렛 A. 버틀러는 삼림황폐화가 집중된 브라질 동부와 남부는 이미 불가역적인 변화가 시작되었고, 상대적으로 인간의 손길이 덜 미친 서부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본다. 문제는 아마존 삼림을 습하게 유지시켜주는 수분이 대서양으로부터 삼림을 통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순환한다는 점이다. 아마존 삼림은 강수량의 절반 가량을 수분 재활용으로 얻는다. 그런데 동쪽에서 삼림 벌채와 가뭄으로 인해 수분을 재활용할 나무가 사라지면 나머지 아마존 지역이 더 건조해지게 된다.
 
어찌되었든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아직은 지킬 수 있고 반드시 지켜내야만 하는 아마존 삼림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10월 2일로 다가온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MAAP의 지도 위에 나타낸 대기 수분 재활용 네트워크. 화살표는 대서양에서 아마존을 가로지르는 수분 흐름의 방향을 나타낸다. | 출처: Wunderling et al., 2020; Kimbrough, 2022, September 9에서 재인용.

 

 

아마존을 둘러싼 극과 극의 행보, 보우소나루 Vs. 룰라

 
브라질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 사이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 1일에 취임한 이래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며 친개발 정책을 고수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육군 대위 출신인 그는 선거 유세 중에도 아마존 개발을 강조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왔다. 그리고 그는 집권하자마자 환경 관련 기관에 대한 조직 개편과 예산 삭감을 통해 이들의 권한을 약화·마비시키고, 새로운 보호구역이나 원주민 영토를 일절 지정하지 않았다(이는 그가 내세운 공약 중에서 실제로 지킨 몇 안 되는 공약이다). 조직적인 삼림 벌채, 불법 채굴부터 개발 반대 세력에 대한 살해에 이르는 각종 환경 범죄에 대한 감시와 처벌에는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보우소나루 행정부에서 브라질의 삼림황폐화율은 60% 가까이 증가했고 벨기에보다 더 큰 면적의 아마존 삼림이 사라졌다.
 
그 와중에도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환경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원주민 영토를 광업과 석유 탐사, 농업 기업에 개방하고, 아마존 삼림에서의 토지 횡령을 합법화하고, 살충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의회의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최근에 기후변화와 아마존 개발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선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에 대항하는 전임자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3~2010년) 동안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룰라는 아마존 삼림의 황폐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정책을 펼쳤었고, 그 결과 손실되는 삼림의 면적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었다.
 
룰라 행정부가 삼림황폐화율을 줄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부와 관련 기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정부 기관이 협력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조정된 조치(coordinated action)'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법적 아마존의 삼림 벌채 방지 및 통제를 위한 실행 계획(Action Plan for the Prevention and Control of Deforestation in the Legal Amazon, PPCDAm)이라는 이름 아래 2004~2015년까지 주로 환경 범죄와 모니터링, 집행 및 처벌과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 도입 및 계획에 중점을 두고 시행되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룰라 행정부의 초대 환경부 장관을 지낸 마리나 시우바는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새로운 보호구역과 원주민 영토를 지정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룰라 행정부에서는 총 268,000km2의 보호구역과 88개의 원주민 영토가 새로 지정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2년 사이에 삼림 손실 면적이 27,772km2에서 4,571km2로 무려 82%나 감소했으며, 2012년은 위성 모니터링이 시작된 199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룰라는 이번 유세 기간 동안 현 정부가 시행하는 삼림황폐화 정책으로부터 아마존 삼림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했다. 불법적인 삼림 벌채를 근절하고 순 삼림황폐화율을 0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또 룰라는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과 함께 '열대우림 공동 전선'을 구축하여 개발도상국이 자국 삼림을 개발하지 않고 보존하는 대신 그 기회 손실 비용을 선진국이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룰라 정부라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브라질 군부 독재 시절의 프로젝트를 되살렸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 프로젝트 중 하나인 벨루 몬치 수력발전소가 포함된다(벨루 몬치 댐은 룰라 행정부 이후 지우마 호세프 행정부에서 완공되었다). 벨루 몬치뿐만 아니라 룰라는 삼림 깊은 곳에서 진행되는 B-319 고속도로와 같은 기반 시설 프로젝트를 반대하지 않는다.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갈팡질팡하던 룰라 정부는 또한 대두 및 육류 포장 산업계와의 제휴로도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임기 이후 터진 부패 스캔들은 룰라가 감옥에 투옥되는 결과를 낳았고, 룰라의 부재와 경제 위기, 치안 공백은 보우소나루의 당선으로 이어졌었다.
 
아마존의 미래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
 

▲ 한 브라질인의 모습. Photo by Vinicius Amano on Unsplash.

 
아마존 삼림은 여전히 중요하다. 브라질의 환경 NGO인 기후사회연구소(Instituto Clima e Sociedade)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 사람들의 76%가 아마존 삼림이 브라질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며 대통령 후보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노골적으로 아마존 삼림 개발을 내세웠던 보우소나루가 당선된 바 있다.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되는 이런 결과는 아직까지 환경문제가 정작 대선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상황이 이번에는 바뀔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브라질의 환경 NGO인 이마존(Imazon)의 공동설립자인 아달베르투 베리시무는 "불행히도 [환경] 문제는 선거에서 결정적이지 않지만 10월에 누가 이기든 아마존은 항상 글로벌 의제로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룰라가 당선되면 환경부의 기능이 회복되리라고 생각하고, 그가 당선되었을 때 아마존 삼림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나 룰라의 공약의 상당수는 국회와 주지사의 지원에 달려 있고, 그가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일지도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삼림의 미래를 위해서는 룰라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은, 최소한 룰라가 당선되면 아마존에 대해 소통하고 압력을 행사해볼 여지라도 있기 때문이라고, 브라질의 환경운동가들은 말한다. 안타깝지만 보우소나루의 아마존은, 적어도 환경주의자가 보기에는, 그런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토머스 러브조이와 카를로스 노브레는 2019년 사이언스 어드밴스 지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티핑 포인트는 지금 이 곳에 있다. 아마존 국가의 사람들과 지도자들은 모두 대륙 규모이자 실제로는 전 세계적인 환경 재난을 피할 수 있는 힘과 과학과 수단이 있다. 우리는 함께 지속가능한 아마존을 위해 변화의 방향을 제시할 의지 그리고 상상력이 필요하다."
 
10월 2일, 브라질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려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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