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달라, 채식의 종류

일반인이 바라보는 '비건'

유시윤 승인 2022.10.04 18:01 의견 0

 

편견이 담긴 시선이 반가울 사람은 없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편견을 가지지 않고 남을 대하며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타인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예외에 속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비건’.

‘비건’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다가왔을 때부터 비건 화장품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는 지금까지 ‘비건’에 딸린 시선은 많이 변화했다.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왠지 모르게 평가하는 것만 같고 심할 때는 업신여기는 듯한 인상이었으며 본인들이 하는 행동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그들과 ‘같이 채식을 하지 않으면 뭔가 몰상식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다분했을 것이다. 이런 알 수 없는 의심과 적개심은 ‘일반인’들과 ‘비건’의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만 했다.

 

지금은,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데에 다양한 이유가 있으며 그들이 전부 다 ‘한통속’이 아님을 알고 항상 본인들의 식문화를 남에게 강요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통속‘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비건과 채식주의, 비거니즘, 베지테리언 등의 말들이 같은 용도로 혼용되어 쓰이는 현실에선 그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 알고 싶은 것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오늘은, 10월의 시작을 알린 10월 1일 세계채식인의 날을 되짚어보며 당신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해줄 채식주의의 정의와 종류, 채식주의에서 파생된 식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

플렉시테리어니즘(Flexitarianism)은 기본적으로 비건 채식을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이다. 플렉시테리어니즘을 행하는 사람들을 플렉시테리언이라고 칭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육식을 허용하며 동물 복지 농장 인증에 한에 소량의 육식을 선택하는 행위들은 플렉시테리어니즘에 속한다.

 

 

2. 폴로-페스코 Polo-pesco

폴로테리어니즘(pollotarianism) 또는 폴로는 조류의 고기가 섭취 가능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페스키테리어니즘(pescetarianism) 또는 페스코는 어류 등의 수산물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를 가리킨다. 따라서 폴로-페스코테리어니즘은 폴로테리어니즘과 페스키테리어니즘이 합쳐진 말로 조류나 수산물을 섭취하는 채식주의를 뜻한다.

 

폴로-페스코 채식주의자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 대형 가축의 공장식 도축과 사육으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소, 양, 염소 등의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의 큰 원인 중 하나이며 반면 공간, 사료, 물 등을 고려하면 가금류(조류)는 식량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덜 파괴하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소고기와 비교했을 때 토지의 20%만 사용하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10%에 불과하기에 소고기 소비량을 절반만 조류로 대체해도 그 환경적 효과는 상당하다. 

폴로-페스코 채식주의자들이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섭취하느냐는 저마다 다르다.

 

 

3. 락토-오보 Lacto-ovo, 오보-락토 Ovo-lacto

락토(lacto)는 ‘젖의’라는 뜻이며 오보(ovo)는 ‘알의’라는 영어 접두사로’ 락토-오보’, ‘오보-락토’는 유제품과 알(달걀 등)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칭한다.

 

송아지를 도축하여 얻는 레닛이 치즈를 만들 때에 응고제로 첨가되기도 하기 때문에 락토-오보 채식주의자들 중에는 치즈를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4. 비건 Vegan

육류, 가금류, 난류, 어류,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을 ‘비건’이라고 부른다. 꿀도 벌의 분비물이기에 섭취하지 않는다.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동물성 색소가 들어간 음식들도 먹지 않기 때문에 시판되는 많은 것들을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동물 실험에 반대하며 ‘폴로-페스코’와 달리 동물권에 조금 더 집중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식습관에 그치지 않고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 등 동물 착취에 반대하는 사상, 동물 착취를 통해 만든 모든 것들의 소비를 금하는 사람들을 비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5. 로-비건 Raw-Vegan (생식-채식주의)

로- 비건, 생식-채식주의는 앞에서 살펴본 비건과 같지만 ‘비건’이 섭취하는 채식 음식을 가공하거나 조리/요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연 상태, 날것 그대로 먹거나 말려서 먹는다.

 

 

6. 프루테리언 Fruitarian

프루테리언은 과식(과일) 주의라는 뜻한다. 과일과 견과류만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식물도 생명이기에 식물이 ‘허용한 것’들만 먹어야 한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곡물을 수확할 때에도 인위적인 교잡을 거쳐 ‘비정상적’으로 많은 씨앗을 단위 면적당 최대한 많은 생산량을 위해 빽빽이 좁은 곳에서 키우기 때문에 비윤리적이 공장식 사육과 같다고 여긴다.

 

-프리건 Freegan

프리(free)의 ‘자유롭다’와 건(비건 vegan에서 gan)의 합성어이다. 프리거니즘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버려진 음식에서 식량을 취하는 주의이며 이 사상을 행하는 사람들을 프리건이라고 부른다. 물질주의와 세계화, 자본주의 경제의 소비를 지양하고 환경 보호를 주장하며 낭비되는 음식물/자원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에 프리건이 반드시 ‘채식주의자’를 뜻하진 않는다.

 

-비덩주의

‘아닐비’에 ‘덩어리’와 ‘주의’를 붙인 합성어이다. 고기를 거부하며 육수 등의 국물은 섭취하는 채식주의를 가리키는 말로 밥과 국이 기본적으로 차려지는 한국 문화를 고려한 ‘한국 맞춤 채식주의’라고 할 수 있다. 국, 찌개, 탕과 같은 요리에서 육수나 다져진 고기를 빼기 힘든 점에서 기인했다.

 

 

삶의 방식으로서의 채식

채식주의는 단순한 유행과 트렌드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신념이며 삶의 방식이고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매일 매일의 크고 작은 선택일 수 있다.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채식주의자들은 다수와는 다른 식문화를 고집함으로써 모임이나 합석 자리에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서로 다른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고기를 먹는 사람을, 채식주의자인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할 이유는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이유를 존중한다면 어떤 자리에서 누구도 눈치 보지 않는 채식문화진정으로 건강한 식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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