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대응하는 탈성장의 자세, '적을수록 풍요롭다'

이종미 승인 2022.10.05 08:0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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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1. 제이슨 히켈은 그의 저서 '적을수록 풍요롭다'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탈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

2. 탈성장이란 모든 영역에서 무분별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성장시키고 싶은 것(청정에너지 필수서비스 등)을 선택하는 것


 

우리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국제사회가 2050 탄소중립을 결의하고 NDC를 이행하며 탄소를 감축해나가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각 국의 이행내용이나 탄소저감량은 정말 감축의지가 있는지 우려되는 수준이다.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길이 한순간에 완료되는 일은 아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도 현재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 산업 시스템을 탄소중립 체제에 맞춰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 과감한 변화가 요구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 중 인지는 미지수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기후위기를 대응하려면 아예 탈성장을 향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적을수록 풍요롭다의 저자 제이슨 히켈이 그에 해당한다.

 

제이슨 히켈은 국제불평등연구소 방문 선임연구원이자 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 환경과학기술연구소 교수로서 글로벌 불평등, 생태경제학 등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그는 적을수록 풍요롭다에서 탈성장을 강조하며, GDP 수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고 재화의 사용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이슨 히켈 교수는 탈성장의 모습을 경계의 모든 영역이 항상 성장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신조에서 벗어나는 것”(‘적을수록 풍요럽다’, p58)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을 무조건적으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무분별하게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우리가 성장시키고 싶은 것(청정에너지, 공중보건, 필수 서비스, 재생 농업 등의 부문, 혹은 그 밖의 부엇이든)과 급격히 탈성장해야할 분야(화석연료, 전용기, 무기, SUV 같은 것)”(‘적을수록 풍요럽다’, p58)를 결정할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한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가 추구하는 끊임없는 성장을 제번스 역설사례로 설명한다. 제번스 역설은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의 발견을 명명한 것으로,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엔진이 석탄 사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석탄 소비가 급증한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업들이 절감된 비용을 재투자하여 생산을 늘린”(‘적을수록 풍요롭다’, p208)다는 것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효율성 향상이 자원 사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 이론은 현대경제학에서 카줌 브룩스 공리라고도 불리고 있다.

 

저자는 개발로 인한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한다. “가장 부유한 1퍼센트가 매년 19조 달러를 가져가는데 이는 GDP4분의 1에 해당”(‘적을수록 풍요롭다, p57)한다며 우리가 한 모든 노동과 우리가 추출한 모든 자원과 우리가 배출한 모든 이산화탄소 중 4분의 1이 부유한 이들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적을수록 풍요롭다, p57)한다고 말한다.

 

제이슨 히켈 교수는 공공재의 탈상품화, 커먼즈 확장, 노동시간 단축과 불평등 감소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추가적인 성장의 요구 없이도 잘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에 접근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적을수록 풍요롭다‘, p310)고 주장한다. “기본적 필요가 충족됨에 따라,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생산성을 위해 경쟁해야 할 추동력은 사라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경제는 덜 만들어낼 것이고, “필요도 덜 하게되어 더 작지만 그럼에도 훨씬 풍요로워 질 것”(’적을수록 풍요롭다, p310)이라고 말한다.

 

 

적을수록 풍요롭다는 이원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탈성장으로 나아가자고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가 현 자본주의에서 얼마나 수용 가능할 지 모르겠다. 탈성장은 결국 현재의 기득권에게 평등한 세상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지구온난화를 1.5도 또는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빠른 성장 추구를 멈춰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구라는 기반 없이 우리의 삶은 지속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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