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나무가 친환경 그린수소가 되는 방법!

- 수소에도 색깔이 있다?!
- UNIST “폐목재 분해해 얻는 전자로 태양광 수소 생산”

김하종 승인 2022.11.30 12:00 의견 0

기사 요약

수소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다.

수소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할 때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가장 친환경적인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하여 얻는다.


수소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다. 최근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소에너지에 관심이 높다. 왜냐하면 수소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할 때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다른 에너지들과는 달리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깨끗한 물만 배출하는 청정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소에도 종류에 따라 다른 색깔을 붙여주고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과 친환경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한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천연가스를 고온ㆍ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할 때 생산되는 수소로,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할 때 1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수소의 약 9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소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생산되는 방법이 같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S 기술을 이용하여 포집하고 저장한다. 이산화탄소를 또 다른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등 아직 완전하게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하여 얻는다. 그린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10월 3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바이오매스로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고, 여기서 얻은 전자로 ’태양광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미래기술연구실’, ‘원천기술개발사업-탄소중립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장지욱, 장성연 교수 연구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리그닌’만 분해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태양광 수소 생산에 쓰는 ‘고효율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리그닌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20~30%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구조가 복잡해 쉽게 분해되지 않고, 150도 이상의 고온과 고압으로 처리해도 경제성 낮은 화합물이 생성돼 주로 폐기되는 물질이다. 그러나 리그닌을 유용한 물질로 만들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해왔다.

결국 연구팀은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자를 추출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활용했다. 여기서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물을 전기 분해하여 분리막으로 이온을 이동시킴으로써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전기화학적 기술을 의미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그린수소라고 불릴 수 있다. 그런데 기존에 사용했던 방식은 수소와 함께 발생한 산소로 인해 폭발할 수도 있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리그닌은 식물세포를 감싸는 세포벽의 주요 구성요소로 쉽게 부패하거나 분해되지 않고 나무 구조를 단단하게 지지해 주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연구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만 분리하기 위해 몰리브덴을 기반으로 하는 저렴한 물질인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PMA)을 촉매로 사용한다. 60도 저온에서 PMA에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반응시키면 리그닌만 분해돼 ‘바닐린’이라는 유용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전자가 추출되는데 이를 이용해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했다. 또 수전해 기술 중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로 전환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은 높은 에너지가 필요해 전기에너지를 추가해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리그닌의 변환 중 얻은 전자를 활용해 산소 발생을 막는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또 가시광선 전체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적용해 수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태양광 아래에서 20시간 동안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했으며, 초기 전류의 97% 이상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태양광 수소의 생산성 향상’과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활용’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기존 태양광 수전해 시스템보다 적은 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경제성 있는 촉매를 사용하여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바이오매스 활용 방안이라는 점이 이번에 개발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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