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 '빛 공해'로 밤하늘의 별이 사라져, 2040년에는 현재 볼 수 있는 별 10개 중 6개가 자취를 감출 수 있음.
· 철새, 새끼 거북이 등 '빛 공해'는 특히 야생동물에게 위협적임.
· 우리나라는 빛 공해 면적 비율이 89.4%로 이탈리아에 이어 그 정도가 두 번째로 높음.
당신은 칠흑 같은 어둠을 경험해본 적 있는가? 도심에 사는 우리는 완전한 어둠을 경험하기 힘들다.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네온사인, 길거리를 밝히는 가로등. 아름다워만 보이는 도심의 야경에 취해 어쩌면 우리는 오래 전부터 밝게 빛나고 있던 ‘무언가’를 잊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로 밤하늘의 별들이 사라지고 있다. 현재의 속도라면 2040년에는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 10개 가운데 6개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키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의 별 관측 자료를 분석했고, 그 결과 매년 밤 하늘이 9.6%씩 밝아졌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에 키바 박사는 “8년마다 밤하늘의 밝기가 두 배씩 밝아지는 것과 같다”며 밤하늘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밝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도심의 밝은 빛은 대기 중의 수분과 먼지에 의해 확산되면서 빛의 산란을 일으킨다. 인공조명이 밤하늘을 더욱 밝게 해 천체 관측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야생 동물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빛 공해’
단순히 아름다운 별빛을 볼 수 없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빛 공해는 다양한 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야생 동물에게 치명적이다. 하늘을 비행하던 철새가 비틀거리다 갑자기 고층 건물에 부딪히거나, 갓 부화한 새끼 거북이 바다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해 모래 벌판을 헤매다 탈진하는 사례도 빛 공해가 초래하는 문제의 예시다.
계절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은 별의 위치를 기준으로 삼아 이동하지만, 도심의 건물이 뿜는 빛에 의해 별빛을 쉽게 찾지 못한다. 때문에 길을 잃은 새들은 건물에 부딪히거나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한다.
새끼 바다 거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갓 부화한 새끼 거북은 천적의 눈에 띄기 전 빨리 바다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지만, 해변의 환한 조명에 의해 길을 잃곤 한다. 이렇게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새끼 거북이 죽음을 맞이한다.
출처: Pixabay
계몽의 상징에서 ‘공해’가 되기까지
인류에게 빛은 계몽과 발전의 상징이었으나, 2013년 유럽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야간 인공조명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됐다. 특히 2016년 미국의 관측위선 ‘수오미 엔피피’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측정된 빛 공해정도에서, 세계 80% 이상이 빛 공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져 세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빛 공해 면적 비율이 89.4%로 이탈리아에 이어 그 정도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공해의 경우 다른 오염에 비해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지 않아 무심코 지나칠지도 모르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에는 밤 하늘에 ‘별 세기’가 ‘별 따기’보다 어려워질 수도 있다.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는 칸델라(cd)를 사용한다. 1칸델라는 일반적으로 촛불 하나를 켠 밝기를 의미한다. 컴퓨터용 모니터의 밝기는 400칸델라, 가정용 대형 LED TV는 4,000칸델라,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11만 2,500칸델라로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각도 없이 엄청난 숫자의 촛불을 켜고 살고 있는 셈이다.
‘반짝반짝 작은 별’은 이제 옛말이 되었으나, 남아있는 아주 작은 별을 지킬 수 있는 건 우리의 빛 공해에 대한 ‘자각’과 ‘실천’밖에 없다.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