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끄리'를 수거 중인 지구언박싱 단원의 모습
손바닥만큼 작은 병뚜껑, 소스통과 같은 플라스틱 제품을 ‘티끌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이 작은 플라스틱들은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분리하기 까다로워 보통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기 이 티끌 플라스틱의 ‘새변신’을 이끈 대학생들이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티끌 플라스틱에게 새 삶을 불어넣어준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소모임 ‘지구언박싱’의 회장 홍동완 씨를 만나봤다.
지구언박싱 회장 홍동완씨가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Q1. 자기소개 및 지구언박싱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구언박싱'의 회장을 맡고 있는 환경공학과 재학 중인 홍동완이라고 합니다. '지구언박싱'은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소모임으로, 지구의 여러 환경 문제들을 파악하고 학우들에게 알려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모임입니다! 2021년 4월 마음 맞는 학우들과 함께 '지구언박싱'이라는 새로운 소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Q2. 소모임 이름을 '지구언박싱'으로 정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언박싱'이라는 것은 보통 구매한 물건이나 상자를 여는 행위를 말합니다. 지구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환경 문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직접 직면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지구를 '언박싱'해서 그 속에 어떤 환경 문제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학우들과 시민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취지로 모임 이름을 '지구언박싱'이라 짓게 되었습니다.
Q3. 소모임을 개설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내 학술정보관이나 집 주변 분리배출하는 장소에 쓰레기가 더 많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잘못 버려진 플라스틱이 매우 많은데, 특히 주위에서 올바른 분리배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이 '지구언박싱'을 개설하게 된 기폭제가 된 것 같습니다. 환경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 흔히 시위와 같은 적극적인 방법을 떠올리지만 간단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환경보호를 하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한 학우가 티끄리에 티끌 플라스틱을 넣고 있다.
Q4.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희는 현재 크게 세 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천시 '플렉스 제로 캠페인'의 협력업체로서 인천시 시민들이 모아주신 티끌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선별, 분류하여 작업공간에 보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어지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두 번째 활동은 인하대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티끌 플라스틱을 모아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것인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업사이클링 제품을 교내에 전시하고 학우들의 작은 실천을 통해 티끌 플라스틱이 재탄생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합니다.
마지막 활동은 다회용기 권장 캠페인입니다. 해당 활동은 생활 속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을 늘려보자는 취지의 캠페인인데요. 텀블러 사용을 통해 인하대학교에서 생산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Q5. 업사이클링이 생소한 분들이 많을 텐데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을 뜻하는 Recycling에 Upgrade를 합친 신조어로, 한국어로는 '새활용'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재활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구언박싱'에서 기획하는 캠페인에서는 티끌 플라스틱을 모아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재활용보다는 새활용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Q6. 티끄리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수거함의 취지 전달 면에서 난항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왜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만 수거하는지, 수거하는 플라스틱의 종류가 무엇인지, 왜 해당 플라스틱들만 수거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학우들에게 전달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껏 플라스틱의 크기와 종류에 상관없이 배출을 해왔었는데, 플라스틱의 종류별로 분리배출을 하는 것이 학우들 입장에서는 낯설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때문에 더욱 캠페인의 취지와 내용 전달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색깔별로 분류돼있는 병뚜껑들
Q7. 지구언박싱이 추구하는 동아리 운영 방향이 있나요?
'지구언박싱'의 가장 큰 동력원은 소모임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입니다. 특히 인하대 학우분들과 시민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소모임이기 때문에 활동 과정에서의 협력을 더욱 중요시 여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의지해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소모임이 되고 싶습니다.
Q8.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티끄리를 설치한 첫 주에는 티끌 플라스틱이 너무 모이지 않아 소모임원들의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SNS와 에브리타임을 통한 홍보 덕분에 둘째 주에는 정말 많은 학우들께서 티끌 플라스틱을 모아주셨습니다. 티끄리를 운영하면서 힘들다 느꼈다는 순간들을 전부 날려줄 정도로 정말 기뻤습니다. 티끄리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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