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과 종이책, 어느 것이 더 친환경적일까?
창작자의 이익이 우선일까, 자원순환이 우선일까 논의가 필요할 때
김혜빈
승인
2023.03.28 08:00
의견
0
펙셀스 BOOK
· 전자책과 종이책, 더 친환경적인 것은 무엇일까
· 전자책 단말기 구매해서 e북 보기 vs 중고서점 이용해서 종이책 보기
· 환경을 위할 때 상충되는 창작자의 권리, 종합하자면
#전자책과 종이책의 환경적 요소를 비교해보기
전자책은 PDF파일을 보기 위한 전자기기를 필수 준비물로 요한다. 때문에, 스마트폰부터 해서 태블릿 등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단말기가 필요로 한다. 하지만 2019년 기준, 약 20억 대의 컴퓨터(노트북 포함)와 10억 대의 태블릿은 엄청난 양의 전자 폐기물을 발생시켰고 한 분기에 12만 2천 톤의 전자폐기물은 대부분 매립지로 가게 되었다. 재생에너지 및 폐배터리를 재활용해서 생산한다고 해도, 생산 과정에서 전자기기 생산은 많은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소각될 시에도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KBS스페셜 다큐멘터리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 에 나오는 내용처럼, 소비자 단가를 맞추기 위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의 노동력 착취로써 이루어지기에 인권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전자책을 보기 위한 필수품인 전자책 단말기가 친환경적이기 위해선 리퍼브 전자기기 및 기존의 전자기기를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보다 친환경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한편, 종이책은 어떠한가. 책을 인쇄하는 데에는 생산과 운송에 사용될 종이, 잉크, 물(책 한 권당 약 32리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2018년 영국에서 만 1억 9100만 권의 책이 판매되었으며,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자원이 들어 있다.
어떤 독서 방법이 친환경적인가 하는 것은 읽는 책의 수에 따라 좌우된다. 전자책 단말기는 매년 최소 25권의 책을 읽어야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실물 책 생산 시 발생하는 양보다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책 단말기를 약 4년간 사용하므로, 4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지 못할 거라면 실물 책이 더 친환경적인 선택이 된다. 꾸준히 다독하는 사람이라면 전자책이 나으니, 개별 소비자의 독서량에 따라 결정된다.
#전자책 VS 종이책 요약하자면
전자책 단말기 평균 수명 4년간 총 100권 이상의 책을 읽을 경우에는 전자책을 구매하고, 그게 아니라면 종이책을 구매하는 게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둘 중에 출간된 지 최소 3년 이상된 옛날 서적들은 중고서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가까운 지인과 책을 바꿔서 읽어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에 출간된 책이라 중고책을 구하기 어렵다면, 전자책과 종이책 둘 중에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 경우엔 앞서 제시한대로 4년간 100권 이상, 연간 평균 독서량이 최소 25권 이상일 때 전자책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창작자의 이익과 상충되는 중고책시장
자원순환측면관점의 아끼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로 보았을 땐 중고책 구매가 가장 친환경적이겠지만, 오랜 기간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공들여 쓴 책을 출간한 작가 입장에서는 책 구매가 이익이 된다. 그러나 환경적으로는 중고책 구매나 도서관 대여가 친환경적이기에 창작자가 창작의욕을 상실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창작자의 창작동기를 활성화하고 콘텐츠 시장 육성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모 국회의원은 도서관에서 책대여 시 대여에 따른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기금 조성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도서관 민영화라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인터넷 상으로 많은 반발이 일었다. 창작자의 창작동기 활성화를 위한 구매일까, 아니면 환경을 위해서 중고책 구매일까는 사람의 이익과 환경적인 기여가 충돌하는 사례 중 하나이다.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