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캐스터라고 들어보셨나요? 기후 주희! 기후캐스터 정주희 님과의 인터뷰

기후위기시대, 기후캐스터 주희 님과의 이야기

김혜빈 승인 2023.05.24 08:30 의견 0

필자는 3년 반 정도 친환경 실천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기후캐스터로 활동하면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환경보호를 실천하시는 기후캐스터 주희 님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할 기회가 생겨 관련 인터뷰를 공유한다.

기후캐스터 주희님 제공사진


Q. 반갑습니다, 주희님. 기후캐스터로서 활동하고 있으신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안녕하세요. 기후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주희입니다. 기상캐스터는 들어보셨을 텐데, 기후캐스터는 생소하실 겁니다.

저는 2014~2020년까지 SBS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가 출산 후, 기후 환경 분야에 눈을 뜨게 되면서 우리는 모두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고,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인데 이렇게 중요한 기후가 너무 외면받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테면 스포츠 캐스터, 게임 캐스터, 교통 캐스터, 시황 캐스터 등 각 분야의 세분된 캐스터는 있는데 왜 기후캐스터는 없지? 싶기도 했습니다. 아, 그럼 내가 기후캐스터가 되어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실천 방안들을 직접 행동하고 소개해야겠다 싶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기상캐스터 시절엔 어떻게 하면 날씨 정보를 시청자들 귀에 쏙쏙 박히게 전달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기후캐스터가 된 저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기후/환경 분야에 관심 갖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현실을 알리고 사람들의 작은 실천을 끌어낼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며 SNS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Q. SNS를 통해서 알리는 친환경 관련 정보 릴스 잘 봤습니다. 주희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는 뭘까요?

정말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아니고, 그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도 아니고, 대기 오염도 아니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도 아니에요.

우리의 '무관심'이에요.

우리는 왜 이토록 기후/환경에 관심이 없을까? 매장 내에서 일회용 잔에 주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종이컵을 한 장 더 끼워 두 장으로 주는 것을 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일회용 쓰레기를 버리면서 이게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왜 생각해 보지 않을까? 배수로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왜 당연하게 생각할까?

당연하다고 생각한 이 모든 것이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편리함의 '이면'에 가려진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한 번 다 같이 생각해 보고, 줄일 수 있으면 줄여보자는 것이죠.

기후캐스터 주희님 사진제공


Q. 평소 어떤 부분에서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으신가요?

저는 정말 많은 환경 실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보다는 "우리가 대개 환경 보호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실천이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바꾸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보통 환경 보호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맥주를 살 때 페트병이 아닌 병으로 구입한다든지, 김을 살 때 플라스틱 트레이가 없는 것을 구입한다든지, 세탁소에 옷을 맡길 때 비닐은 씌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다든지,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린다든지, 구입한 물건을 유통기한 내에 끝까지 다 사용한다든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지, 불필요한 메일을 삭제한다든지, 소비할 때 내가 진짜 필요해서 구입하는 건가 정신적으로 허기가 져서 구입하는 건가 이렇게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는다든지, 이왕이면 친환경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든지.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거든요. 텀블러를 들고 나가고, 쓰레기를 줍는 행위도 중요하고 실천하면 좋겠지만, 이게 만약 쉽지 않다면 제가 말씀드린 방법들도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나씩 하나씩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Q. 환경 관련된 모임도 따로 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플로깅을 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부끄러우니 같이 할 수 있는 모임을 찾다가 '와이퍼스'라는 단체를 발견하고, 직접 디엠을 보내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었어요. 그게 2022년 2월인데 그 이후, 지속적으로 시간이 되는 한 와이퍼스에서 진행하는 모임에 나가서 같이 쓰레기도 줍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만약에 저 혼자 환경 실천을 하면 지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여러 사람과 함께 실천한다는 것 자체가 지치지 않는 원동력이 되어주더라고요!

환경보호 하고 싶은데 선뜻 부끄럽거나 용기가 안 난다면 비단 와이퍼스가 아니어도 좋으니 환경 관련 커뮤니티 어디든 들어가서 함께 활동하는 것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Q. 환경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주시는 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합니다.

제 아이가 2020년 9월생이다 보니, 태어나자마자 마스크를 낀 세상을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마스크가 없던 그 이전의 세상을 모르잖아요. 이게 참 안타까워요.

황승용 작가님의 책, <지구 닦는 황 대리>에 이러한 구절이 있어요. 너무 와 닿아서 메모를 해두었는데요.

"아이가 있으신 부모님들께 꼭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아이들에게 최고급 마스크를 사 주는 게 좋은 부모인지, 아니면, 아이들이 마스크를 쓸 일이 없는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 부모인지."

저는 후자인 부모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어른이 정말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지구를 공유하고 있고,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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