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경보, 대피 시 반려동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

최윤서 승인 2023.06.05 09:2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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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에서 경계경보가 발령되어 대피 준비를 하라는 문자가 오자 반려동물 가족은 반려동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 국외에서는 반려동물 대피소가 따로 있거나 재난 상황 발생 시 반려동물을 묶어 두고 가면 처벌하는 경우도 있다.

·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하루빨리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난 5월 31일 느닷없이 새벽 6시부터 핸드폰 경보음이 울렸다. 서울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되었으니 대피 준비를 하라는 긴급재난 문자였다. 어디로 대피하라는 정확한 지시가 없었지만,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집에 있는 반려견이었다.

필자는 긴급재난 문자가 온 당시 헬스장에 있었는데 대피하라는 문자에 집에서 가까운 대피소를 찾았다. 그 후, 대피소에 강아지가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찾아보니 다 애매한 답변이거나 반려동물은 동행이 안 된다는 정보가 많았다. 다행히도 7시쯤 경계경보가 오발령 문자라는 안내가 왔다. 그렇다면 실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의 반려동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대피 가이드라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볼 수 있다. 가이드라인을 보면 ‘이동하고자 하는 대피시설에 연락하여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한다.’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특히 인구가 몰려 있는 서울시에 사는 반려동물 가족의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로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발령 문자 이후 반려동물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본 일부 반려인들은 가이드라인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그냥 대피소 안 가고 고양이랑 있으련다.’, ‘울 댕댕이 없으면 어차피 나 못 살어. 강아지랑 집 지킨다.’ 등 대피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국외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로 간다.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한 우크라이나 가족 / ©AP연합

참혹한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에 머물고 반려동물을 업고 함께 피난을 가기도 했다. 호주에서는 피난용 교통수단, 재난 대피소에 반려동물 동반 피난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개를 외부에 묶어 두면 처벌하며 영국, 일본에서는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대피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해 기상이변이 늘어나며 폭우 화재 등의 자연 재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 국민들은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고 간디는 말했다.

반려동물을 그저 자신의 재미만을 위해 키우는 사람도 있지만, 반려동물을 정말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도 많다. 반려동물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안전을 포기하는 국민이 없도록 정부에서 반려동물 동반대피소를 비롯한 반려동물 가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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