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와 산단의 결합
·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목표 80%, 참여 희망율 15%로 현실가능성 낮음
·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태양광 인식개선 등의 적극적 행동나서야
상상만 했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되려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공단과 결합하는 것, 대구의 도심 면적 17%인 산단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다. 공장에 임대료를 지급하고 지붕을 임대하여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업이다.
산단 지붕 태양광 프로젝트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이종헌 정책 총괄 단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대구 시내 산단 지붕에 3년간 태양광 1.5GW(약 원전 1기 규모)를 설치한다. 한화자산운용이 민간 자본 3조 원을 투자하고 국내 대기업이 참여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에너지 구조 재편과 함께 산단의 노후화된 시설을 바꾸는 것이다. 노후 슬레이트 116만 제곱미터를 무상 교체하고 노후 지붕을 솔라루프형으로 교체한다. 투자비의 약 3% 정도를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투자하고 전기차 충전기 무상 설치, 1만 대를 친환경 차로 바꾼다. 기존 사업방식보다 높은 임대료 제공하여 산단 참여업체들의 참여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로써 대구 지역 효과는 연간 온실 배출량 25만 톤 감축, 전체에서 10.6% 줄이는 양이다, 전력 자급률을 17.1%에서 30%로 높이고 태양광 보급률 1.2%에서 13.7%, 재생에너지 비중 9.1%에서 15.1%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업체 시공 참여 대구지역 3년간 1조 원 효과, 고용유발 2만 8천 명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발전사업으로 대구시는 한전 사업 간에 전력 개통 연계 지원, 산업관리기관의 태양광 시설물 승계 문제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할 것이며 재정적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이미 개발된 부지를 활용하여 환경오염 영향을 줄이고, 대구 스마트 산단 선두 도시로 나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진행 상황은?
이승재 에너지 혁신성장 실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4개월째로 200여 개 회사가 참여하고 147개의 회사가 지붕 설계를 했다. 지난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태양광 보급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지붕에 놓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제한요인은 눈인데, 대구는 자연적인 요인인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붕의 구조를 바꾸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 드는 의문이 있다.
현실 가능할 것인가.
이하의 내용은 산단 태양광 프로젝트를 취재한 스필스 대구 취재본부장 김태우 기자와 대구 MBC 기자 이태우 기자의 인터뷰를 참고하였다.
대구시에 3조 원 ‘투자 유치’ 아니다?
대구시는 민자 3조 원을 투자 유치해 친환경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SRS 대표도 의문을 품는다. 3조 원이라는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 1.5GW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입주기업의 80%가 참여해야 하는데 이것은 9,800여 개 중 7,800여 개의 공장 지붕을 태양광발전 시설로 교체해야 1.5GW로 3조를 달성할 수 있다. 산업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약 80%에 태양광을 깔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1.5GW가 나왔고 1메가 와트에 20억 원이니 총 3조 원이라는 이론적 계산으로 나온 값이다.
SRS 대표의 말에 따르면 3조 원은 대구시 업체의 매출이 아니라 대기업 모듈, 인버터 이런 원자재 비용이 50% 이상이고 대구 기업 매출은 최대 1조 4천억밖에 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는 3조 원 중 2조 원은 지역에 투자되는 돈이 아닌, 태양광 사업자가 나눠 가지는 돈이며 나머지 1조 원이 슬레이트 철거비, 태양광발전설비 시공 지역업체에 돌아간다. 여기서 더 심각한 것은 태양광 발전 시공은 대구시 업체에 주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단 태양광 프로젝트는 지역에 선순환을 일으키는 사업은 아니다.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없다. 작년 12월 기사에 따르면 3조 원이 투자 유치되었다는 기사와는 다르게 한화운용은 투자자 모집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후에도 모집이 완료되었는지 보도된 내용은 없기 때문에 현재 태양광 사업에 대한 준비가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픽사베이
목표 달성 가능할까?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치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 이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를 보고 주변을 보면 알 수밖에 없다. 태양광발전소가 지붕에 설치된 경우는 드물다. 비슷한 사업이 있었지만, 좋은 결과를 나타내진 못했다. 성서공단 사례를 보면 지난 10여 년 참여 의사를 밝혔던 기업 수는 3,000여 개의 기업 중 100여 곳 3%에 불과하다. 실제 참여한 기업은 8곳이다. 장성우 서대구 산업단지 관리공단 국장의 말에 따르면 노후한 공장의 경우 조업 중단과 공사 기간 길어지고 안전 보강, 구조보강 돈 많이 들게 되면 과연 태양광 에너지 임대업이 가능한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태양광 지붕 임대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기업은 15%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시민햇빛발전소를 확대하기 위해 12년 동안 노력하는 '누구나 햇빛발전' 정현수 회장은 15% 다 한다고만 해도 대단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향은 잘 잡았고,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실현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인 수치와 차이가 나는 프로젝트의 목표치, 이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산단 공장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홍보와 인식을 바꿀 교육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의 방향 또한 중요한데,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봤을 때는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함께하며 지역 기업의 참여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 아직 대기업의 참여만이 있기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참여도를 높인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대구 시민햇빛발전소처럼 시민, 협동조합에서도 산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산단 공장을 설득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목표치를 성취할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업의 본질적인 역할 중 하나인 산단의 노후화 개선이다. 공장이 노후화되어 안전 보강, 슬레이트 처리가 필요한 경우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참여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프로젝트를 대기업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지자체 차원에서 고민이 되어야 의미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참고
[한겨례] 홍준표 시장이 ‘3조’ 유치해 대구 산업단지에 태양광 지붕을?
[대구시(시장 홍준표)] 221212 산단 지붕 태양광 프로젝트 관련 기자설명회
대구 제3산업단지 관리공단 (dg3rd.or.kr)
[MBC]대구시 3조원 태양광 프로젝트 '뻥튀기?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